(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서민에게 지원돼야 할 국민주택기금이 오히려 1억원이상 고소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성과급과 상여금 등을 제외한 연소득을 기준으로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을 정해 일어난 정책미스 사례다. 상여금 비중이 많은 1억원 이상 고소득자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공적 서민주택금융 지원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증권사 직원 A씨는 지난 2008년 총소득이 1억7000만원(성과급 1억4200만원)이지만 급여소득은 3000만원에 못 미쳐 2009년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 4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성과급 비중이 많은 연봉 1억원 이상의 증권사 직원이나 부부 합산소득이 1억원을 넘는 고소득 가구에 지원된 기금이 226억원(438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또 소득 2분위까지 지원하는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상여금 등을 제외한 소득으로 대상자를 정해 소득 3분위 이상인 사람에게 4974건(대출금 1309억원)을 지원하는 등 총 6만5346건(대출금 2조5444억원)이 저소득·서민계층을 지원하려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국토부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자 소득기준을 가구 총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민주택채권 매수 전담 증권사들이 담합해 매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동일한 신고시장가격을 제출해 채권매입자들이 약 886억원의 손해를 본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따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통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영업정지, 기관경고 등 제재 방안을 각각 마련토록 했다.
　
　 감사원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올 6월 말까지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30만6179명의 자료를 분석, 자금 대출 뒤 전세주택에 전입하지 않은 348명(85억원)을 확인했고다. 또 전입 후 3개월 내 다른 주소지로 전출하는 등 허위 서류를 이용한 전세자금 사기대출 사례도 적발해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이번 감사는 국토해양부(국민주택기금 관리·운영업무를 위탁받은 6개 은행 포함)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2007년 이후 취급한 서민주택금융 관련 업무를 대상으로 작년 10~12월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