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 끌려다니는 건보공단… 재협상 통해 약가 ‘32.1% 인상’
2011-06-22 11:14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최근 3년간 건강보험공단 협상을 통해 약값이 올라간 의약품은 94개인 반면 내려간 경우는 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가의 인상 비율은 최대 77%, 평균 32.1%를 기록했으나 인하율은 최대 8.4%, 평균 8.35%에 머물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석용 의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의 건보공단 약가조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약가조정은 협상 이후 약가를 재조정하는 절차로 2009년 이후 총 111건의 약가조정 협상이 실시됐다. 이 중 99건은 제약사와 협상해 합의 처리됐고 12건(10.8%)은 협상이 결렬됐다.
신약의 경우 약가 최초 협상시 높은 수준의 약가가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총 95개 신약이 협상됐으며 이 가운데 1회 투약에 1000만원을 호가하는 의약품도 있었다.
약가 협상의 결렬비율은 22.1%였다. 국내사 제품은 9개(20.5%), 다국적사는 12개(23.5%) 의약품이 협상 결렬로 약가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윤석용 의원은 “건보에서 약제비 지출이 계속 늘어나는데 공단에서 약값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약제라는 이유만으로 제약사의 일방적 약가협상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공단이 약가협상력을 높이려면 필수 약제에 대한 복제약과 개량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 있는 공단 직영 제약사를 설립하는 방법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6년간 건보에서 약품비 지출 총액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0년 현재 29.2%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