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향후 '클린조직' 쇄신 일정은?

2011-06-21 17:06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20일 일주일 간의 일본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에 19만 삼성 임직원은 물론 재계의 눈과 귀가 쏠렸다. 지난 8일과 9일 연이어 삼성조직의 부정 척결을 강조한 이 회장은 일본으로 떠났다.

지난 1983년 이병철 선대회장이 도쿄선언을 통해 반도체 산업 진출을 천명한 것처럼 이번 이 회장의 도쿄방문은 내부 조직 혁신을 위한 구상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클린조직과 관련해 후속조치를 꾸준히 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특히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해봐야 한다"며 조직문화 혁신을 중장기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실제로 1993년 이 회장이 선언한 '신경영'은 삼성의 경영이 기존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으로 완전히 돌아서는데 3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창조경영' 역시 이후 2008년 10월 복장자율화 시행 등 오랜기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클린경영' 또한 조직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완전히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은 내부 부정의 책임을 물어 계열사 CEO 와 전무 등 고위 인사들을 퇴진시켰다. 또 충원 및 독립, 우수인재 영입을 통해 감사 조직을 강화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미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에 정현호 삼성전자 부사장을 선임했다. 기존 전무급에서 직급을 올린 것은 감사조직에 힘을 실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이에 따라 다음달을 전후해 각 계열사 감사조직의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계열사들은 감사팀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외부 감사인력 발탁 및 기존 인력에 대한 역량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역시 기존 20명에서 30명 안팎으로 인원을 늘릴 전망이다.

이후에는 삼성 전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진단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한 미래전략실 차원의 집중조사도 함께 시행된다. 이미 일부 계열사들은 다음 감사대상으로 지목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감사를 아무리 잘해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모든 구성원들에게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난다는 생각을 심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감사에서는 그 처벌 수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아직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지는 않지만 임직원 모두 부정과 관련된 일에 연관되지 않기 위해 자기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며 "이미 지난 8일 이건희 회장이 깨끗한 조직을 선언한 이후 자정의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