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희망이다> 국가산단을 바꾸자…해외 및 민자유치가 관건

2011-06-21 15:45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국가의 미래인 '2030' 세대가 커 나가려면 잠재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의 전진기지인 산업단지를 활성화하는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국가재원만으로는 산업단지를 바꿔나가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이다. 해외 및 민간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게 필요한 이유다.

◆ 국가산단 가동률 대기업 ↑ 中企 ↓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011년 3월 현재 전국 23개 국가산단에는 4만3055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3월 한달간 휴업 또는 폐업을 한 업체가 154개, 건설이 진행중인 업체가 4312개사, 건설을 계획했다가 착공되지 못하고 있는 업체도 384개사에 달한다.

입주업체의 42.4%에 해당하는 1만8274개사가 공장을 임차해 쓰는 업체로 이 가운데 76.9%(1만4040개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3월 현재 국가산단 입주업체중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업체는 3만8205개사로 86.1%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 대기업 비중이 높은 여수(94.7%), 온산(87.0%), 울산(86.3%) 단지는 평균 가동률을 웃도는 반면, 인천 남동공단(79.9%), 안산 반월(79.6%) 및 시화공단(83.0%)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다.

산·학·연 체제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다고 일컬어지는 반월·시화공단에 입주한 기업 경영자들로서는 경기도 경기지만,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년층이 3D 업종으로의 취업을 기피하는 양상과 맞물리면서 구인·구직의 미스매치라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 중소기업 CEO는 "구인광고를 내도 이력서 한장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말해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려던 목표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 지역내에는 현재 한양대 안산캠퍼스를 비롯해 안산공과대학,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등이 들어와 있다. 정부의 지원속에 100%에 가까운 취업실적을 보이고 있는 산기대와 달리 안산공대는 50% 가량의 졸업자만이 이 지역에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성훈 안산공대 교수는 "국가산단이 취업의 전진기지로서 역할하려면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로서 생애를 꾸려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 수 있도록 탈바꿈 돼야 한다"고 말했다.

◆ 국가산단, 내달부터 특성에 맞게 개명

정부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가산단의 이름을 각 산단 특성에 맞는 산업단지로 변모시키기 위한 작업을 벌여 왔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산단 개명작업도 이같은 작업의 일환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시화·반월산업단지의 명칭을 ‘스마트 허브’단지로 각각 변경키로 했다.

시화국가산단이 지역명을 대표하지 못하는 데다 스마트 세대인 '2030' 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양질의 인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지난해 9월 정부는 브랜드 네이밍 공모를 통해 남동 국가산단을 남동테크노밸리, 구미 국가산단은 구미아이티파크, 창원 국가산단은 창원그린테크노밸리, 울산 국가산단은 울산유(U) 밸리, 광주첨단과학 국가산단은 광주사이언스밸리로 각각 명칭을 교체한 바 있다.

권평오 지경부 지역경제정책관은 "각 지방 국가산단의 명칭을 그 지역 산단내 입주해 있는 기업들의 특색을 반영할 수 있도록 모두 바꾸기로 했다"며 "반월·시화는 물론 각 지자체와도 이미 그런 방식으로 개정한다는 데 원칙적 합의를 본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가산단이 겉으로는 발빠르게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내용적으로 변신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정된 정부의 재원만으로 산단을 개조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 문제는 자금…민자유치 제대로 될까

윤상직 지경부 1차관은 최근 국가산단에 민간이 투자하는 부동산이나 공장 신·증축에 취득세 감면을 행정안전부와 협의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산업집적활성화에관한법(산집법)' 개정을 통해 국가산단내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여기에서 창출된 이익의 일부를 공공부문에 재투자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정부가 특혜논란이 있을 수 있는 SPC 설립을 국가산단에 허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민자유치가 어렵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산단내에서 민간이 투자할 수 있기는 대단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취득세 감면 협의도 언제 어떻게 될 거라고 현 단계에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국가산단내 민자유치를 위한 정부간의 협의과정에서조차 넘어야 할 산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일례로 인천남동공단내 기업과 근로자의 문화공간으로 기능할 ‘복지타운 프로젝트’는 1년 6개월 전 부지를 매입했지만 아직 착공은 하지 못했다. 전국 부동산 경기침체와 수익성 결여로 자금을 댈 민간업체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업종 유치를 위한 옛 아파트형공장 ‘지식산업센터’는 전무하다. 이 역시 민자로 충당이 불가피하지만 파트너를 구하기 어렵다. 땅은 해안도로 옆 6천600㎡를 확보했다.

심명주 한국산업단지공단 경인본부장은“지금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산업단지 정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남동산단은 제3경인고속도로와 인천항, 국제공항 등으로 타지역 보다 입지 여건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