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사태 법정으로… 23일 첫 공판
2011-06-21 15:56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7조원대의 경제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그룹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 정권 임기 중 최대 규모의 비리 스캔들로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연루돼 있어 재판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법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는 오는 23일 불법대출, 배임, 횡령,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부산저축은행그룹 21명의 임직원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그룹 차원에서 120여개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5조원 가량의 사업자금을 불법으로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SPC를 설립하고 영업직원을 통해 대주주와 무관한 독립 사업체인 것처럼 위장했다.
이와 함께 배임, 횡령, 분식회계 등으로 투자자 및 예금자 피해를 초래하고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혐의도 적용받게 된다.
첫 공판에서는 부산저축은행 등이 SPC에 불법으로 신용공여를 하게 된 경위에 대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판부는 부산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겼다가 영업정지를 당하는 바람에 돈을 찾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로 해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옥주 위원장은 재판에 참석해 부산저축은행은 물론 금융당국과 국회 등 관계 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할 예정이다.
재판 과정에서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들의 혐의가 어디까지 드러날 지도 관심사다.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을 막기 위해 로비에 가담했던 은진수 전 감사위원과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이미 구속 수감됐으며,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재소환이 예정돼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저축은행 특혜인출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5개 계열 은행에서 불법 인출된 예금은 85억원 수준으로 밝혀졌으며 검찰은 이를 전액 환수키로 했다.
또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 등 경영진 3명을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