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쇄신방안 마련…인적 쇄신, 제도 개선, 경기 비디오판독위 구성 등
2011-06-21 09:49
대전시티즌 쇄신방안 마련…인적 쇄신, 제도 개선, 경기 비디오판독위 구성 등
▲염홍철 대전시장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국내의 프로구단 중에서 가장 많은 선수가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린 프로축구단인 대전시티즌이 '제2창단' 수준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대전시티즌의 구단주인 염홍철 대전시장은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수습과 재발방지 ▲인적쇄신 ▲제도개선 ▲중장기 발전 등 4개 분야, 11개 항목, 37개 과제로 이뤄진 쇄신방전방안을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주요 쇄신방안은 ▲인적 쇄신 ▲사무국장제 부활 ▲전문 스카우터 부활 ▲선수선발위 신설 ▲경기 비디오 판독위 구성 ▲단장제 운영 등이다.
사무국장제 부활을 통해 선수단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신임사장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코칭스태프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선수 선발을 지양하기 위해 구단 내 전문스카우터를 보강(1명)하고,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선수선발위원회'를 신설해 검증 안 된 국내·외 선수 영입을 원천 차단키로 했다. 전용연습구장 및 클럽하우스의 건립 방안도 검토한다.
'경기 비디오 판독위원회'를 구성해 경기 뒤 승조작이 있었는 지 분석하도록 하고, 스포츠토토·배팅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도록 하는 한편, 선수 개인의 고충상담을 위해 전문심리치료사를 채용키로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승리수당 지급 확대, 객관적인 연봉 책정 등도 실행된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대해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연대책임을 묻는 등 징계 규정을 마련하고, 선임 때에도 전국공모를 통해서 외부인사가 참여해 뽑기로 했다.
한편 염 시장은 최근 논란이 된 김광희 사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의혹제기나 언론보도만 갖고 그 사람을 단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사회에서 (김 전 부시장을) 결정하면 저는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측근 인사'라고 하는데 능력이 없으면 기용하지 않는다. 임기가 보장된 시장으로서, 책임인사를 하고 결과도 책임질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선장으로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도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새 대표이사로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김광희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은 염 시장이 시장이던 민선 3기 정무부시장, 초대 대전도시철도 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김윤식 대표이사의 사퇴에 대해서는 "대표이사 개인의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도의적인 책임일 뿐"이라며 "오히려 김 대표이사의 재임 시절 고정관객이 1만3000여명으로 늘어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최소범위 내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며 "김윤식 현 대표이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새 대표이사에게 코칭스태프·사무국직원 등을 선별해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이 있으면 책임을 물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팀 운영의 안정과 연속성을 위해 최소 범위 내에서 단행한다는 계획에 따라 대거 인사 조치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염 시장은 "구단주로서 성원과 기대에 어긋나 시민들께 송구스럽다"라며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이번 일을 계기로 대전시티즌이 새로 태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승부조작 파문으로 인해 대전시티즌 선수 4명이 구속되고 4명은 불구속됐다. 또한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7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들에 대해 K리그 선수자격을 영구박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