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움직이는 사람들-2> 정책실장
2011-06-21 09:45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청와대 정책실장은 참여정부 당시 처음 만들어졌다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으나 이명박 대통령 집권 중반기 정책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09년 8월 다시 도입된 직책이다.
직제상으론 대통령실장(장관급)과 수석비서관(차관급) 중간에 위치한 ‘부(副)대통령실장’급이나 대통령실장이 청와대의 정무, 그리고 정책실장이 정책 기능을 각각 총괄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실장과 함께 ‘투톱’으로 꼽힌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매일 오전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리는 '청와대 5인 회의'에 참석, 밤 사이 벌어진 국내·외 상황을 종합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국정운영의 방향타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경제·고용복지·교육문화 등 정책 분야 수석들이 참석하는 상설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며, 고위당정회의 등을 통해 정책 현안에 대한 당·정·청 간 이견을 조율한다.
현 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은 윤진식 현 한나라당 의원으로 2009년 1월 경제수석에 기용된 뒤 같은 해 8월부터 정책실장을 겸직하며 정·관·학·재계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힘써왔다.
이후 작년 3월 최중경 경제수석(현 지식경제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정책실장만을 맡아오다 7·28 충주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현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백용호 현 정책실장은 작년 6·2지방선거 참패 뒤 단행된 참모진 개편을 통해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함께 전면에 나서게 된 ‘50대 그룹’ 가운데 한 명이다. 임 실장과 1956년생 동갑이며 전임 윤 실장(46년생)보다는 10세나 젊다.
백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시정개발연구원장을 역임한 최측근이면서 ‘이 대통령의 경제 과외선생’, ‘MB노믹스(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산파’라 불릴 정도로 이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백 실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경제1분과 위원으로 참여한 뒤 현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을 역임했다.
특히 국세청장 재임 시절엔 전임 한상률 청장의 ‘불명예 퇴임’으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등 국세청 개혁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작년 7·28재보선을 앞두고 주택규제 완화와 대기업의 과실 독식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을 땐 참모진과 함께 이 대통령의 ‘친서민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최대한 현장의 소리에 가까운 보고를 올리고 냉정한 분석을 제공했다는 후문이다.
백 실장은 올 5·6개각에 앞서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명되기도 했으나, 현 정부 태동 때부터 국책과제 등의 설계에 참여한데다 집권 후반기 정책성과를 점검·관리하는데도 ‘최적임자’란 이 대통령의 뜻에 따라 계속 보필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