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맴도는 멕시코 경찰개혁

2011-06-11 22:10
제자리 맴도는 멕시코 경찰개혁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경찰 개혁이 일선 현장에서 제자리를 맴돌면서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EFE통신에 따르면 칼데론 대통령은 2009년부터 멕시코 전역에 2천22개로 분산돼 있는 경찰 조직을 수도 멕시코시티와 31개주(州) 아래로 통합하는 경찰 개혁안을 추진해왔다.

인구가 수천명도 안되는 지자체까지 저마다 독립적인 경찰조직이 있다보니 연방ㆍ주정부가 통솔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산이 부족한 조직일수록 장비나 전문성이 크게 떨어져 범죄예방은 커녕 부패와 쉽게 결탁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칼데론 대통령은 경찰개혁 정부안을 내놓으면서 "많은 지방경찰관들이 마약 갱단의 급여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연방정부 방침에 따라 경찰 개혁에 착수한 주정부는 수도를 포함한 멕시코 전역 32개주 중 14개주 불과한 수준으로 전체 절반이 넘는 주정부가 경찰조직 개혁에 손도 안댄 채 팔짱만 끼고 있는 상황이다.

멕시코에는 42만7천354명의 경찰관이 있지만 이중 61%는 현지돈으로 4천페소(한화 37만원 상당)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고 있으며, 19만6천여명에 달하는 주 정부 경찰관 중 18%는 아예 교육을 못 받거나 정규교육을 이수치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다 보니 경찰관들이 쉽게 뇌물에 손을 벌리고, 월급타듯이 마약갱단에게서 돈을 챙기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개혁을 맡고 있는 후안 미겔 알칸타라 국가공공안전체계 국장은 "유감스럽게도, (법안의) 모든 것이 사문화됐다"며 지지부진한 경찰개혁 상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잘 무장하고, 엄선된, 제대로 훈련받은 32개 경찰조직이 필요하다"며 각 주정부가 서둘러 경찰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