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삼화저축은행의 피해자들이 첫 민사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저축은행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수사 결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간 유착관계가 속속 드러나 당국의 직무상 의무위반에 대한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화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 예금자 22명은 은행과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진 후 피해자들이 제기한 첫 민사소송이다.
　
부산저축은행의 후순위채 예금자들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소송을 정식 위임해 진행 중에 있다.
　
이들은 해당 저축은행이 후순위 채권 판매시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부풀리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을 실제보다 절반 이상 축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을 속여 상품을 사기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관련 소송을 맡고 있는 이헌욱 변호사는 "부산저축은행이 후순위채권 판매 과정을 보면 BIS 비율을 속이는 등 자본시장법상 허위사실 기재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분명 있다"며 "뿐만 아니라 부산저축은행을 담당한 회계법인이나, 신용평가기관 등도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차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 이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도 소송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순위채 예금자 뿐 아니라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도 구제 대상이다.
　
올해 영업정지가 내려진 8개 저축은행의 5000만 원 초과 예금자는 3만7498명이며 예금액은 모두 2537억원에 달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부산저축은행을 상대로 5000만원 초과 1억원 미만의 예금을 맡겼다가 5000만원만 돌려받은 예금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현재 이를 위해 피해자들 중 원고 10여명을 선발하기 위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원고의 수를 10여명으로 한정시킨 이유는 공익소송으로 재판기간을 줄여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설명이다.
　
변협 관계자는 "전적으로 소액채권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소송"이라며 "이미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과의 유착관계 등으로 감독 업무에 소홀한 사실들이 드러나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