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영업력 약화 되나
2011-06-08 18:26
금융당국 레버리지 규제에 곤혹
(아주경제 이재호 방영덕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됐다.
금융당국의 레버리지(자금차입) 규제 도입으로 하나SK카드와 하나캐피탈 등 계열사의 영업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해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키로 하자 해당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지주회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SK카드와 하나캐피탈 등 계열사의 레버리지 비율이 경쟁사에 비해 높아 규제가 도입될 경우 자산을 줄이거나 자본을 추가 확충해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3월 말 현재 하나SK카드의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자산 비중)은 7.7배로 업계 평균인 4.1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자기자본은 6873억원에 불과한 반면 신용판매와 카드대출 등의 형태로 보유한 자산은 5조2671억원에 달한다.
삼성카드의 레버리지 비율은 2.5배 수준이며 신한카드(4.5배), KB국민카드(5.0배), 롯데카드(5.0)배, 현대카드(5.8배) 등 대부분의 카드사가 6배를 넘지 않고 있다.
하나SK카드가 자기자본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업계 평균 수준으로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려면 보유 중인 자산을 2조5000억원 가량 감축해야 한다.
또 자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자기자본을 6000억원 가량 증자해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경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하나SK카드는 업계 후발 주자로 시장점유율이 3.2%에 불과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지만 레버리지 규제가 도입될 경우 영업 확대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2년 전 출범 당시 출자한 자기자본 수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순익이 발생하지 않아 자기자본이 충당되는 부분도 없다보니 레버리지 비율이 높게 나온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세부 지침이 확정되면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자산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할부금융사인 하나캐피탈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 비율은 13.0배로 1614억원의 자기자본으로 2조964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레버리지 비율을 업계 평균(8.4배) 수준으로 맞추려면 자산을 7418억원 가량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882억원 확충해야 한다.
문제는 증권과 보험 계열사의 실적도 부진해 비은행 부문 계열사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950억9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55.1% 급감했으며 당기순이익도 5.3% 줄었다.
하나HSBC생명은 2010 회계연도 3분기(2010년 4~12월)까지 1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손실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21억원)보다 7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하나SK카드를 분사하는 등 비은행 부문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규제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