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20 주택종합계획' 실효성 있나

2011-06-07 15:27
저출산·고령화 등 급속하게 변하는 사회상 반영<br/>뉴타운 등 정비사업 지지부진 물량확보 쉽지 않아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서울시가 7일 발표한 '2020 주택종합계획'은 말 그대로 중장기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공공임대주택 20만가구를 포함한 72만가구의 주택 공급을 통해 현재 92.7%인 주택보급률을 95%까지 끌어올리고, 공공공임대와 주택바우처 등 맞춤형 주거서비스로 저소득층 주거복지를 실현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또 저출산·고령화 등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사회상도 반영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향후 10년 동안 1~2인 가구가 현재 150만 가구(42%)에서 180만 가구(47%)로 크게 늘 것으로 예측했다. 고령화도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현재 9.4%인 고령화 비중이 10년 뒤엔 14.9%, 20년 뒤엔 22.3%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점유 형태도 자가가 47%에서 52%로 늘고, 전세는 28%에서 18%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가 주는 대신 월세가 23%에서 30%로 급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광역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의 통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앞으로 10년간 서울에서 67만가구의 주택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주택 멸실로 인한 37만가구, 1~2인 가구수 증가에 따른 30만 가구 정도의 수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주택 72만가구는 정비사업으로 34만 가구, 보금자리 등 택지개발로 11만 가구, 도시형생활주택 등 일반건축물로 27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제대로 구체화될지는 미지수다.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매년 7만가구씩 공급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비사업으로 34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각 정비사업장 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뉴타운 사업마저 갈팡질팡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는 전체 72만가구 중 20만호를 공공임대주택으로, 특히 11만가구는 시프트로 공급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시의 시프트 공급 목표는 3500여가구이지만 5월 현재 31% 수준인 1100여가구에 머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건설공급 계획과 실제 입주까지는 3~4년 걸린다"며 "올해와 내년 물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공공시프트는 공급 계획에 차질이 없는데 비해 민간시프트는 그동안 법제화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민간 시프트 물량은 2016~2017년쯤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울시는 공공관리자제도 비용 지원을 현행 30~60%에서 100%까지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에 대한 막대한 재원 마련도 녹녹치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련 예산은 ‘주택사업특별회계’에 따라 마련된다"며 "공공관리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우려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