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연임 할 수 있을까?

2011-06-06 17:08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연임 출사표를 던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도전이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945년 유엔이 출범한 이후 반 총장 이전에 사무총장을 지낸 인물은 모두 7명이다. 이들 중 3차례 연임한 인물은 없었지만 반미 성향이 강했던 6대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를 제외한 모든 사무총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반미 성향이었던 부트로스-갈리는 연임에 도전했지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중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연임세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5개 상임이사국의 지지를 받고 있어 연임 도전에 큰 장애물이 없는 상태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을 연임 하기 위해서는 선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선출 절차는 안전보장이사회가 단수 후보를 뽑아 유엔 총회에 추천하고 총회가 추인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안보리의 단수 후보 추천은 비공개회의에서 결정하게 되며 15개 이사국 중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9개 이사국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안 된다.

만약 복수의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경우 안보리 추천 과정은 투표가 필요하지만 후보가 단수 일 경우에는 내부 논의를 통해 추천 후보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6대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를 제외한 사무총장들이 모두 재선에 성공한 전례와 반 총장에 대한 안보리의 지지 등을 고려하면 총회를 얼마남겨 두지 않은 상태에서 뒤늦게 출마할 인사들이 없을 것으로 보여 반기문 사무총장의 연임 도전에 경쟁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언론들은 반 총장이 안보리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사무총장직에 도전하겠다는 다른 경쟁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어 재선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복수 후보가 경쟁을 벌이게 되면 안보리는 '스트로 폴(straw poll)'로 불리는 예비투표 이후 공식 투표를 한다. 스트로 폴은 밀짚(straw)을 날려 바람의 방향을 알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예비투표는 특별히 정해진 규칙이 없지만, 관행상 15개 이사국이 한 후보에 대해 각각 찬성, 반대, 기권 등의 의사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여러 차례 실시할 수 있다.

이후 단수의 후보를 가리기 위한 공식투표가 이뤄진다. 한 후보가 상임이사국의 반대 없이 9표 이상을 획득하면 총회에 단수 후보로 추천된다. 공식투표 역시 여러 차례 실시될 수도 있다.

총회는 안보리가 추천한 후보를 추인하기 위한 일정을 잡고 회의를 열어 추천 사실을 발표한 뒤 박수로 승인한다.

회원국이 요구하면 투표를 할 수 있지만 1971년 4대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을 선출한 이후 투표 없이 박수로 승인하는 것이 관례가 됐다.

총회의 승인을 받은 사무총장은 내년 1월1일부터 새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