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당뇨환자 합병증 발생 예방하려면?
2011-05-29 16:54
"약 제때 복용하고 한 병원서 치료 받아야"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주부 고진숙(43)씨는 최근 동네의원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고씨의 당뇨 증상은 심각하지 않은 상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고씨는 처음에는 약을 잘 챙겨 먹었으나 몸에 별다른 불편이 나타나지 않자 약 먹는 데 소홀해졌다.
고씨처럼 초기 당뇨환자는 약물 복용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약을 먹지 않아도 당장 몸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할 치료제 복용을 드문드문 하는 경우가 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초기 당뇨환자라도 약물 복용을 소홀히 하면 합병증 발생위험이 2.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 합병증 발생위험 24%↑
당뇨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 뇌혈관질환과 관상동맥질환 등의 대혈관 합병증이 대표적이다.
초기 당뇨환자가 약물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합병증 발생위험은 24%다.
이번 조사는 당뇨병 치료제를 처음 처방받은 20~79세 환자 5만746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수준이 20%씩 낮아질수록 합병증 발생위험률은 10%, 18%, 67%, 131%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약물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환자에 비해 거의 받지 않은 환자의 합병증 발생위험이 2.31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당뇨에 대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꾸준히 치료를 받은 환자는 관상동맥질환, 신장질환 등의 만성합병증 발생위험이 약 20% 낮아졌다.
당뇨 진단을 받은 첫 해 여러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합병증 발생위험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한곳에서 꾸준히 치료해야
2~3개 병원을 이용한 초기 당뇨환자의 합병증 발생위험률은 병원 1곳을 꾸준히 이용한 환자 보다 20% 높게 나타났다. 이용 병원이 4개 이상인 경우에는 위험률이 48%로 더욱 높아졌다.
또한 합병증 발생위험은 20~34세에 비해 65세 이상인 경우 5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약 500만명으로 추산되며 특히 비인슐인 의존형인 제2형 당뇨환자가 다수를 차지한다.
2형 당뇨환자는 당뇨가 없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계질환 발생률이 2~4배 정도 높다. 심혈관계질환은 당뇨환자 사망의 65~70%를 차지한다.
당뇨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 비해 광범위한 동맥경화를 보이며 관상동맥질환, 심근 허혈·경색의 유병률도 높다.
박찬미 심사평가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당뇨는 질병의 위험성에 비해 관리 효과가 높은 질환”이라며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재정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뇨치료 초기부터 꾸준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위한 적극적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의들 역시 당뇨로 진단받은 경우 꾸준한 약물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성우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이 진단된 이후에는 생활 습관만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최대한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고 식사와 운동으로만 혈당을 조절하겠다는 생각은 당뇨병에 대한 오해와 지식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