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2차 구조조정, 그 영향은?

2011-05-29 16:21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금융당국의 15개 저축은행의 하반기 구조조정에 따른 퇴출 저축은행 대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상반기에 8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데 이어 하반기에 적어도 2~3개 수도권 저축은행이 추가로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일단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이라 자칫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이 계속 쌓이고 수개월간 이어진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구조조정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당국이 참여한 `저축은행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는 2~3일 간격으로 회의를 열어 업계 동향을 점검하고 구조조정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전담 인력을 보강한 TF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거나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는 저축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PF 비중이 크거나 대출 연체와 예금 이탈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과도한 예금인출이 없다면 상반기 중 부실을 이유로 저축은행을 추가로 영업정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보고에서는 하반기 추가 영업정지 저축은행 발생여부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당국은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잘못하면 불안심리를 자극해 예금자들이 이탈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보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부실 가능성에 대해 방관할 수 없는 금융당국의 입장이 이 같은 사태를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당국은 대신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모양새다.

오는 7월부터 상장사에 적용될 국제회계기준(IFRS)을 저축은행에 한해 5년동안 미루기로 한 것도 부실채권 처리를 원활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저축은행 영업 대부분을 부동산 PF 대출에 집중한 곳에 많아 PF 대출 비중이 큰 곳을 중심으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영업정지된 8개 저축은행의 온갖 비리가 드러나면서 업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고, 이를 지도·감독하는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도 곤두박질 치는 등 심리적인 측면도 큰 불안요소로 꼽힌다.

특히 당장 유력시되는 2~3개 저축은행이 수도권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장 다음 달에 쓰러질 곳이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12월부터는 사후정산 방식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부동산 PF 부실채권을 되사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와 관련 한 당국자는 “12월 말에 되사야 하는 규모는 3000억원으로 비교적 크지 않지만, 내년 3월엔 1조2000억원 어치를 되사야 한다”며 “내년 초까지 저축은행 업계의 고난이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