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 영화 '트루맛쇼'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왜?
2011-05-27 18:00
27일 영화 제작사 B2E 측은 ‘트루맛쇼’가 영화에서 담은 맛집 소개 대가로 금품이 오고갔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MBC가 서울남부지법에 지난 25일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영화 ‘트루맛쇼’는 TV맛집 정보 프로그램 실체를 폭로하며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 식당 간의 검은 유착 관계를 고발하는 블랙코미디 다큐멘터리로, 지난달 열린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 및 영화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영화는 ‘맛’이란 프레임을 통해 미디어 본질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성공의 욕망에 사로잡힌 맛 산업과 대한민국 미디어의 현주소를 흥미롭게 조명해 영화제 단 2회 상영만으로도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트루맛쇼’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은 이번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소식에 불편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거대 미디어가 미디어의 불편한 진실을 다루었다는 이유로 1인 미디어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 자체가 정말 재미있는 블랙코미디”라며 “표현의 자유로 밥 먹고 사는 언론사가 타인의 표현 자체를 막겠다는 이번 소송은 영화의 콘셉트인 ‘역지사지 퍼포먼스’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좋은 쪽으로 해석하자면 MBC가 ‘트루맛쇼’를 띄워주기로 작정한 것 같다. 예술영화 전용관을 찾아야만 겨우 볼 수 있는 작은 독립영화의 어려움을 잘 아시는 MBC김재철 사장님께서 언론과 법원판결을 통해 ‘트루맛쇼’를 널리 알려주시고자 멋진 이벤트를 만들어준 것 같다”면서 “만약 전주국제영화제처럼 이 영화로 다시 한 번 수상소감을 말 할 영광이 온다면 꼭 MBC 김재철 사장님의 세심한 배려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MBC의 소송을 비꼬았다.
‘TV에 나오는 맛 집이 왜 맛이 없는지’를 살벌하고 신랄하게 파헤쳐 ‘맛’을 통해 미디어와 시청자의 천박성을 그린 ‘트루맛쇼’는 다음달 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