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국방부와 육군· 환경부 등이 25일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옛 미군부대 '캠프 머서'에 대한 현장답사를 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현장 답사는 1954년 7월부터 1992년 9월까지 미군 44공병대대가 주둔할 당시 부대 배치도 등 부지 이력 파악과 함께 장기 근무 부사관과 군무원을 상대로 구술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지역에 대한 현장 답사도 병행했다"며 "만약 토양의심 정황이 포착되면 즉각 물리적인 탐사 등 발굴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992년 9월 캠프 머서에 대한 폐쇄 결정이 내려질 당시의 오염조사 자료 등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현재 상수도관을 이용해 물을 사용하고 있고 아직 토양오염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군은 캠프 머서에 외관상 오염을 일으킬만한 시설이 없어 오염조사를 하지 않았고 2003년 이전에 반환된 100여개 부대형태의 부지에 대한 오염 조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캠프 머서에서 화학물질에 의한 토양오염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미국에 원상 복귀 의무가 없다"며 "또한 치유 비용을 청구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캠프 머서에서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 씨는 지난 2004년 5월 미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전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근무 당시 불도저를 통해 구덩이를 파서 고무 옷과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든 상상 가능한 화학물질 등 수백 갤런(1갤런=약 3.8ℓ)을 버렸다”고 밝혔다.

현장 답사에는 국방부 환경팀 소속 2명과 육군 환경과 2명,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2명, 한국농어촌공사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반환된 모든 미군기지에 대한 현장 조사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