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소설가 르클레지오 "인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게 문학"

2011-05-23 17:56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한국의 젊은이들은 긍정적이며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진 것 같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프랑스의 소설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1)는 23일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기자들과 만나“젊고 개성이 강한 좋은 작가가 많은 한국문학의 미래도 밝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개막하는 제3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차 2년 만에 내한했다.

르 클레지오 는 “동네 작은 식당이나 강북 동네의 분위기 등에서 이를 느낀다. 서울에 돌아오는 것은 내게 기쁨”이라며 “한국은 항상 내게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나라”라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2001년 대산문화재단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르 클레지오는 대표적인 지한파, 친한파 작가로 꼽힌다. 현재 이화여대 석좌교수이기도 한 그는 한국에 머물며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쓰기도 했다.

1회와 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에도 참석한 그는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포럼에서 첫날 기조강연을 맡았다.
그는 이번 포럼과 관련, “문학과 철학, 정치를 아우르는 중요한 주제”라며 “해결책이 아니라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의 위상은 떨어지고 대중문화의 힘은 커지는 현실에 대해 그는 "미디어의 힘이 커지면서 음향과 이미지가 인간의 정신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이 조작을 당하는 세상"이라면서 "그러나 미디어는 보여주고자 하는 각도에서 조작된 비전을 보여줄 수 있다. 여기서 작가가 할 수 있는 것은 고독하지만 계속 글을 쓰며 저항하는 길뿐"이라고 강조했다.

“문학이야말로 세계화를 실천하는 분야이며 국경을 넘어 외부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분야다.문학은 하나의 언어로 쓰이기 때문에 국적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문학의 진정한 운명은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다."

그는 “여러 사람의 사진을 1초에 20장씩 투사하면 평범한 한 명의 얼굴처럼 보인다고 한다”며 “이처럼 인간은 누구나 다 닮았으며 모든 인간은 결국 인간일 뿐이다. 보편적인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문학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