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인프라 구축] 교통정책, 정부·지자체 '동상이몽'에 접점 실종
2011-05-22 18:57
(아주경제 김유경·박재홍·김현철 기자) 서울시와 인천시·경기도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수도권 교통인프라 개선 사업들이 표류하고 있다.
중앙정부 및 각 시·도 간 이해관계가 갈리며 사업 추진 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으며, 몇몇 사업의 경우 타당성이 떨어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각 시·도가 각 사업을 사전 검토없이 남발하는 바람에 사업개요나 구간이 중첩돼 사장되는 사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 이해관계 얽혀 사업 진행은 '세월아 네월아'
22일 수도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와 서울·인천·경기 등 3개 시·도 등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가 지난해 제안한 각종 역내 교통망 개선 사업은 각 시·도 간 입장이 갈리며 대부분 장기사업으로 미뤄지는 모습이다.
각 시·도가 정부 예산 등 자신에 유리한 방향으로 세부안을 만들려다 보니 의견 조율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제시한 경인익스프레스가 대표적.
송도~서울역을 잇고, 경인전철 1호선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는 이 사업은 경기도의 광역급행철도(GTX) 도입 구상과 맞물려 1년 넘게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예산 마련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경기도, 중앙정부 간 이견차가 문제가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각 시·도 실무자와 전문가 그룹과 함께 검토를 벌이고 있지만 사업비 일부를 국가가 부담해야 해 여타 지자체와 의견 조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도 "지난해 12월 GTX 조기구축실무단 출범하고 차기 진행을 국토해양부에게 요구하고 있으나 의견 조율 문제 등으로 현재로선 큰 틀에서의 계획만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 미뤄지고 있으며, 당초 내년께 착공에 들어가 6~7년내 완공을 목표로 했던 각 시·도도 10년 단위의 장기계획으로 바꿀 계획이다. 의견조율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세부사안을 두고 인천과 서울·경기 간 의견합치가 안 되고 있어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들 사업의 추진 여부는 내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편성되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각 시·도가 사업 세부안을 도출하지 못했고, 이 안을 두고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및 타당성조사를 벌여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착공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지난 11일 무산된 수도권광역발전위원회 5차 회의가 내년 예산 편성 작업이 시작되는 9월 이후 열릴 경우 관련 사업들은 또 한해를 넘기게 될 전망이다.
◆ '사장'되는 개선안들
각 시·도가 수도권 교통인프라 개선이란 과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개선안을 쏟아내다 보니, 사업 내용 중첩으로 철회되거나 타당성조사에서 미끄러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인천시가 제안한 '제2경인고속도로~강남순환선 연결' 및 '제3경인고속도로 구간연장'은 지난해 모두 철회됐다. 노선이 경기도가 추진한 수원~광명 간 민자고속도로와 중첩돼 정부 승인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
경기도가 준비 중이던 시흥~과천 간 민자고속도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사업타당성을 파악한 결과 유보통보를 받았다. 송파~과천 간 민자도로 건설계획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인천이 추진하는 7호선 영종도 연장 사업의 경우 현재 사업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으로, 청라·영종 지역의 입주자가 많지 않아 긍정적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
사전에 철저한 검토 없이 각 시·도가 서로 '내놓고 보자' 식으로 정책을 남발하다보니 사장되는 사업들이 줄잇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