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제자유구역] 국내기업 차별하는 경제자유구역 외국인도 등돌린다
2011-05-22 17:00
외국 기업은 내수 시장 접근 원하지만 기반 미약<br/>국내 기업에도 동일한 혜택 줘서 기반 만들게 해야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외국 기업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는 현 제도가 오히려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조세 감면이나 각종 인센티브 등을 받을 수 없는 국내 기업이 투자를 꺼리면서 한국 시장으로 접근을 원하는 외국기업에게도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22일 지식경제부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등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들어 외국 대학 및 연구소 유치 예산 확대 등 인센티브를 늘리고, 외국인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개발계획 승인 기간이 줄어들고, 외국의 의료기관.약국 및 교육기관의 설립 기준이 완화됐다.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도 공급되며,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심사나 비자 발급도 쉬워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규제 완화가 외국인과 외국계 기업에게만 집중되면서 국내 기업의 경제자유구역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이런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은 다시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이유로 내수 시장 진출이 5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시장 성장 잠재력이 17.7%였다. 외국계 기업 투자 목적이 국내 시장으로의 접근을 위한 것이다.
문제는 경제자유구역이 새로운 개발 지역으로 기존의 시장 기반이 거의 없는 곳이란 점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경제자유구역은 단순히 외국 자본 유치가 중심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국내 기업 유치를 통해 해당 분야의 국내 시장 잠재력 및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략 산업군에 해당하는 산업에 대해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기업에도 외국 기업과 같은 혜택이 주어지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일부를 국내로 돌릴 수 있고 이와 연계된 외국인 투자 유치도 쉬울 것이란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제자유구역의 과제’란 보고서에서 “국내 선도 기업 유치를 통해 경제자유구역이 조기에 활성화됨에 따라, 국내외 관련 기업 및 유관기관의 투자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실제로 싱가포르, 홍콩 뿐만 아니라 중국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차별적인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산업 분야의 정책적 중요도에 따라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여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