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낙하산 감사 대신 '줄 연임'

2011-05-22 11:59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증권사들이 금융감독원 ‘낙하산 감사’ 관행 개선 논란에도 불구하고 금감원 출신 감사들을 잇달아 재선임했다.

금융당국의 금감원 전·현직 임직원 금융사 감사 추천제 철폐로, 상임감사직을 새롭게 맡길 인물을 찾지 못해 금감원 출신 감사들 임기를 연장했다는 게 증권업계 입장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총시즌 금감원 출신 상근감사가 임기를 마치는 증권사는 16개사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차기 감사를 선임한 증권사 10곳 가운데 현대ㆍ한국ㆍNHㆍSKㆍ동부ㆍ신영 6개사는 금감원 출신 감사를 재선임 했다.

NH투자증권·SK증권은 감사 선임 건으로 이사회를 한차례 연기했지만 결국 재선임 안을 의결했다.

나머지 4개 증권사는 상근감사를 없앤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금감원 출신이 아닌 상근감사를 선임했다.

한화증권은 손승렬 전 한화증권 상무를 상근 감사위원으로 내정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나홍문 전 산은캐피탈 검사실장을 상근감사로 데려왔다. 대신증권은 금감원 출신인 감사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해 김경식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상무이사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내놓은 비상근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기능 강화 방안도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금감원 출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이트레이드증권을 제외하면, 다른 증권사들은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 감사추천을 제한하고 있지만, 기존 감사 연임 문제는 직접적으로 개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