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이후에도 과반수 노조는 어려울 것"

2011-05-18 15:00
노조 전문가, "7월 이후에도 무노조 기업 변화 폭 크지 않을 것" 예상

(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무노조 대기업에도 어떤 형식으로든 노조가 생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기업 고유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을 정도의 강성 노조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고려대 김동원 교수는 복수노조가 시행되는 7월 이후에도 무노조 대기업에 큰 변화가 일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한국 무노조 대기업은 직원 관리가 워낙 철저해 이번 복수 노조 시행을 계기로 과반수 노조가 생기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복수노조 시행은 2명 이상이 신고하면 노조가 설립되는 신고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노조 설립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라고 지적하면서도 “직원 업무 만족도가 높은 대기업의 경우 과반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의 노조가 탄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노조가 있었던 대기업들의 경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 노총의 치열한 경쟁 등 노사 관계 재정립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동퇸 지적이다. 하지만 애초에 노조가 없었던 무노조 기업들은 이러한 진통을 겪지 않아도 돼 경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또 노조 설립의 근원적 이유에 대해 진단했다.

그는 “노조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복지 등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지 노조 자체가 목적이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 그 주체가 누구인가는 둘째 문제라는 것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이른바 ‘흑묘·백묘론’이다.

무노조 기업이 성공적인 경영을 이어가려면 경영진이 끊임없이 소통의 노력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정일 수석 연구원은 “노조가 없는 기업들은 대체로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며 “이들 기업에는 종업원 개개인에 대한 존중 철학과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보공유, 성과배분제도 운영 등 직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이 무노조 경영 원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로 “기업이 종업원을 배려하는 문화가 잘 정착된 만큼 직원들 스스로 무노조를 선택한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