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달러 헤게모니 시대 끝난다"
2011-05-18 15:42
한국 등 신흥국 급부상…"달러화, 2025년 독점 지배력 상실"<br/>"달러·유로·위안화 다중 기축통화 시스템 구축될 것"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오는 2025년까지 달러화가 세계 경제 주도권을 상실하고, 유로화와 위안화가 달러화와 동등한 위상을 갖는 '다중 기축통화'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달러화가 2025년 안에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독점적 지배력을 잃고 유로화와 위안화가 달러화처럼 완전한 기축통화로 거듭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신흥국의 부상으로 이미 통화시스템 전환이 시작됐다며 한국,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6개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년 안에 절반을 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2025년까지 6개 신흥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4.7%에 이르겠지만, 선진국 경제는 매년 평균 2.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점쳤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만수르 다일라미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성장과 투자의 균형추가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세가 두드러진 지역(신흥국)으로 경제 권력이 집중돼 국경간 기업 인수합병(M&A)이 활성화하고, 기업 환경은 다국적 기업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가장 유력한 달러화의 경쟁통화로 유로화를 지목했다. 유로화는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며, 그리스를 비롯한 구제금융 피지원국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따른 문제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이미 자국 통화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보고서는 위안화의 역할 확대가 초고속 성장세와 외국 통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는 중국 경제의 모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