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美 쇠고기 점유율 3년 간 2배 증가

2011-05-17 15:41
신뢰회복 근거로 월령제한 철폐 요구 우려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이 대폭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를 근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월령제한을 철폐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지난 2008년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8년 우리나라 전체 쇠고기 소비량은 43만8200t이었는데 이 중 미국산 쇠고기의 소비량은 5만3300t으로 12.1%에 불과했다.

2009년에는 39만5500t 중 5만t을 차지해 12.6%로 별 차이가 없었으나 2010년에는 43만1200t 중 9만500t으로 20.9%로 크게 높아졌다. 2011년에는 3월말까지 12만700t 중 2만7800t으로 2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호주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29.8%, 29.5%, 28.3%, 30.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이런 미국산 쇠고기 점유율의 증가가 미국이 쇠고기 수입 월령제한 철폐를 요구할 경우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3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만 수입하게 돼 있다.

특히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냐에 대해선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점유율의 증가는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다고 주장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는지 여부는 우리 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한·미 간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는 우리 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호주· 미국· 뉴질랜드· 멕시코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이 중 호주와 뉴질랜드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광우병 위험 무시국가로, 미국과 멕시코는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로 인정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