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절전 바람 '아날로그 장난감' 상종가

2011-05-13 16:39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아날로그 장난감'이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는 절전 바람 속에 때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원전사고로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일본에서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아날로그 게임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드게임, 카드, 퍼즐 맞추기 등 쇼와(昭和)시대(1926~1988)에 전성기를 누렸던 장난감들이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아날로그 장난감으로 유명한 비벌리는 '지그소퍼즐'의 판매가 전년보다 20%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비벌리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폭 넓은 연령층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판매 증가의 이유"라며 "형광도료를 사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게임을 가능하게 만든 지그소퍼즐도 인기"라고 설명했다.

대형 장난감 판매점인 토이파크는 지진 발생 직후 직장인들이 트럼프와 '우노(UNO)'와 같은 카드류의 게임을 찾는 횟수가 크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 회사는 특히 계획정전이 실시된 후부터 '오세로'와 '인생게임'과 같은 보드게임도 상종가를 치면서 평상시보다 판매량이 20%나 늘었다고 했다.

토이파크 관계자는 "아날로그게임은 어린이들에게는 새롭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려 주는 만큼 가족 단위의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장난감미술관의 큐레이터인 이시이 쿄우코(石井今日子)는 "TV 게임과는 다른 보드게임은 여러 세대가 함께 할 수 있고, 대화의 기회가 되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도구로도 이용되고 있다"며 "자신의 게임 순번을 기다리거나 아이들로 하여금 규칙을 새로 정하게 함으로써 사회성도 길러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