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장관 "가계부채, 관리 가능한 수준"
2011-05-05 21:36
(하노이=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에 비해 빠르게 증가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5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의 70%를 소득 상위 계층인 4~5분위층이 갖고 있고 연체율도 0.63%밖에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담보가치 인정비율(LTV)이 45%로 낮아 설령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채권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금리가 많이 오르거나 소득이 줄면 서민층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약해지고 금융기관이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며 “고정금리와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포함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ADB 총회 기간 열린 아세안(ASEAN)+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아시아의 경제 통합을 위한 진전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동아시아 국가 간 통화스와프 체제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규모를 1200억 달러에서 2배 이상 늘리자는 데 많은 나라들이 동의했고 역내 거시경제 상황을 감시하고 분석하는 암로(AMRO)를 발족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CMIM 증액에 재정적 부담을 느끼는 나라가 있어 어느 시점에 얼마나 늘릴지는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비해 아시아 국가 간 통합은 매우 느슨하다”며 “아시아가 빨리 강력한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강대국이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시아 통화 통합이 이뤄지면 달러, 유로와 더불어 3극체제를 구축해 국제 통화 시스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 상승과 국제 자본 이동 문제에도 아시아 국가 간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국제유가와 곡물가 등 공급 충격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과 선진국의 통화 완화 정책에 따른 신흥국 자본 유출입 문제는 이번 ADB 총회의 양대 의제다.
저축은행 부실 등 최근 금융감독의 허점이 드러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감독 시스템 개편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윤 장관은 “미국은 은행 감독기관이 4~5개나 되지만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며 “감독기관을 통합하든 분리하든 각기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의 예금 부당 인출 사태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며 “정부가 책임지고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