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약달러' 역풍…순익 '비상'
2011-04-27 18:09
약달러, 상품가격 급등 비용 부담↑…해외매출 증가 효과 상쇄
최근 1년간 코카콜라 주가(빨간색)-달러인덱스 등락률 추이(출처:WSJ)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약달러 기조는 해외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품 가격 상승으로 상쇄돼 오히려 기업들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기저귀 브랜드 '하기스'로 유명한 미국 제지업체 킴벌리클라크는 지난 1분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순이익이 급감했다며 올해 실적 전망을 낮춰잡았다. 이 회사의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3억8400만 달러)에 비해 8.9% 감소한 3억5000만 달러(주당 86 센트)를 기록했다.
킴벌리클라크는 "올해 제품 생산에 필요한 펄프·레진 등의 원자재 가격 비용이 두 배 가량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인상과 비용절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WSJ는 이같은 상황은 킴벌리클라크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소비재 기업에 해당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카콜라의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해 코카콜라엔터프라이스(CCE)의 북미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70%에서 55%로 줄었지만, 다국적 소비재 기업들의 해외매출 비중 평균치인 35~40%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발표되는 코카콜라의 지난 1분기 순익이 1% 증가하는 데 그쳐, 연간 순익 증가폭도 3~4%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음료업체들의 생산비용이 지난 1분기에만 5% 늘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지난해에는 1.4% 증가했다.
리서치업체 스티펠니콜라우스는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 같은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허쉬나 제너럴밀스와 같은 대형 식품업체들의 순익도 3%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비용압박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제품 가격인상 유혹을 받겠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한편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오바마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달러화 가치를 절하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강한 달러 정책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가치를 절하시켜 무역에서 상대방 국가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