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영 재건축 '종상향'에 매달리는 이유
2011-04-27 17:31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각종 소송 등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이번에는 종상향(2종주거지역→3종주거지역) 문제로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27일 서울시와 송파구 등에 따르면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과 송파구가 요청한 2종주거지역에서 3종주거지역으로의 용도지역 종상향 요구에 대해 서울시가 '재검토'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가락시영 종상향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은 특정단지에 종상향을 허용하면 개발이익이 조합원들에게 귀속돼 특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근의 개포지구 역시 종상향을 요구했으나 같은 이유 때문에 거절된 적이 있다.
최종적으로 종상향이 불허될 경우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의 앞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이 부담해야할 분담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락시영은 현재 2종주거지역으로 상한 용적률이 265%다. 만약 3종주거지역으로 변경되면 용적률이 299%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른 공급 가구수가 8106가구에서 8903가구로 797가구 정도 늘릴 수 있다.
조합이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공급면적 49㎡ 보유 조합원이 재건축 후 110㎡를 취득할 때 분담금은 2종주거지역하에서는 2억4800만원, 3종주거지역은 1억4750만원 정도다. 약 1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조합이 강하게 종상향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역시 종상향을 요구하고 있어 가락시영에 대해서만 종상향을 해주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서울시의 딜레마다. 바로 특혜시비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락시영 재건축은 2003년 5월 의결됐으나 조합은 2007년 7월 정기총회에서 신규 계획을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총 사업비가 1조2462억원에서 3조545억원으로 급증했고, 조합원 분담금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90%까지 늘어나게 됐다.
그러자 비상대책위원회 조합원들이 업무정지가처분을 비롯해 사업시행인가 무효 확인, 사업시행계획승인 결의 무효 확인 청구소송 등을 잇달아 제기했고 2008년 6월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며 조합 업무가 중지된 바 있다.
하지만 비대위가 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승인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송파구청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인가 무효 확인 소송이 지난 1월과 2월 패소하면서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과 관련한 소송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