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내달 카드대금 청구 문제 없다"

2011-04-27 18:53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업계 처음 카드 거래 내역 데이터가 훼손된 농협이 고객에게 카드대금 청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일부 고객들에 한해 청구서를 발송한 농협은 대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드업계 등에선 거래 내역 자체가 훼손된 상황에서 농협과 고객 모두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 카드대금 결제일이 21일까지인 고객들에게 청구서를 발송했으며 대금납부도 정상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
 
일부 고객들 사이 본인이 결제한 카드대금과 청구된 금액 간 차이가 나 민원이 접수되긴 했으나 이는 청구할인 금액(1000원 안팎)을 두고 생긴 오해로 한두건에 불과하다고 농협은 설명했다.
 
하지만 카드업계 등에서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정작 문제가 될 수 있는 고객은 결제일이 22일 이후인 고객들로, 지난 12일 농협 전산망이 마비된 이후 카드거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농협도 이미 거래내역 데이터 복구 및 확인 작업 등을 이유로 결제일이 22일부터 다음달 4일인 고객 180만명에 한해 카드대금 청구를 한달간 유예했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22일부터 6월 4일 사이 청구되는 대금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거래내역 데이터의 복구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고, 특히 금전 거래 뿐 아니라 결제방법 차이에 따른 고객별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결제방법을 선결제로 변경한 고객이 50만원의 물품을 구매한 후 영업점을 통해 30만원은 먼저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50만원 고스란히 청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결제방법에는 일시불과 할부나 선결제, 포인트결제 등이 있다"면서 "이 중 선결제나 포인트결제를 선택한 고객들의 데이터가 정확히 반영이 안되면 카드대금이 실제보다 더 청구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농협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현금서비스 인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거나 인터넷 뱅킹으로 카드 거래를 한 경우 각 가맹점과 밴(VAN)사, 타은행 등에 거래 기록이 남아있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농협 ATM은 오로지 농협 내부 시스템을 이용한 것이어서 전산망이 훼손됐다면 복구 여부에 따라 확인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농협으로부터 고객들이 일종의 '공짜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은 일단 가맹점 등에서 받은 데이터와 고객별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 거래내역 데이터를 모두 복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데이터에는 선결제 등 결제방법은 물론 농협 ATM을 통한 현금서비스 거래내역도 포함돼 있다.
 
농협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역시 농협ATM 자체에 모든 기록이 남아있어 복구가 된 상태"라면서 "다만 선결제의 경우 모든 데이터의 최종 확인 작업이 끝나야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어 기다리고 있을 뿐, 다음달 카드대금 청구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