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풍요 속 빈곤"… 1분기 GDI '마이너스'

2011-04-27 13:59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내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체감경기는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4% 증가하며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2% 성장했다.

한국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수출 호조의 영향이다. 수출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 자동차 등의 해외 수요가 커지며 전기 대비 3.3%, 전년 동기 대비 16.8% 급등했다.

하지만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은 -0.6%(전기대비)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 2008년 4분기(-0.6%) 이후 27개월 만의 하락이다. 전년 동기대비로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GDI는 교역조건을 반영해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에 대한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때문에 GDI가 감소했다는 것은 각 경제 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후퇴했다는 의미다.

GDI 하락은 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 국장은 "수출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LCD 등의 디지털표시장치, 무선기기 가격이 1분기에 바닥을 쳤다"며 "반면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교역조건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 부문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6.7% 하락,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1분기(-9.1%) 이후 최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 국장은 "건설투자 부문은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을 정도의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는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예산 조기집행을 하며 성장률이 유지됐는데 올해는 집행률이 떨어지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