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에 정치헌금 더 내
2011-04-27 13:13
130만 달러 중 54%…힐러리, 라이드도 받아
(아주경제=워싱턴 송지영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그동안 민주당 후보들에게 더 많은 정치헌금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수 유권자 정치운동 단체 '티파티(Tea Party)'의 지지를 받는 그로서는 좀 유별나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정치헌금 공개 자료를 토대로 트럼프가 지난 수년간 130만 달러가 넘는 정치헌금을 낸 것으로 집계하고, 이중 54%가 민주당에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상원 다수당 대표인 해리 라이드(네바다),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에드워드 렌델이 있었고, 가장 최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 보좌관 램 이마누엘이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트럼프로부터 무려 5만 달러의 기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헌금의 상당수가 뉴욕, 플로리다 등 트럼프가 부동산 및 카지노사업을 벌이거나 추진하는 곳의 정치인들한테 돌아갔다.
WP는 "정치인으로서 준비된 대선 후보가 아닌, 갑자기 나타난 트럼프의 이같은 정치적 움직임이 유별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미 이혼한 경력이 있으며 예전에 낙태를 찬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두 가지 이슈는 세금과 함께 보수적인 공화당과 진보적인 민주당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분야다.
게다가 민주당에 더 많은 정치헌금을 내고도 갑자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또 가장 보수적인 공화당 유권자 일각의 환호를 받는 것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의 정치헌금을 받은 민주당 유력 인사 리스트는 공화당 보수 인사들이 '적'으로 간주하는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힐러리 클린턴 전 상원의원(뉴욕), 존 케리 상원의원(메사추세츠), 챨스 렌젤 하원의원(뉴욕), 챨스 슈머 상원의원(뉴욕), 그리고 작고했지만 진보 정치 진영의 대부 역할을 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메사추세츠)에게도 트럼프는 정치헌금을 냈다.
트럼프의 정치헌금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뉴욕의 민주당 상원 캠페인위원회로 무려 12만5000 달러를 받았다. 뉴욕지역에 트럼프가 낸 정치헌금 60만 달러 중에서 약 3분의 2 정도가 민주당 인사들에게 전달됐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민주당에 이처럼 더 많은 정치 헌금을 낸 것에 대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위해 낸 것으로 이해되지만 당내 경선에서 결국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