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세상이 끝나는 날, 가슴찡한 사랑이야기
2011-04-27 10:11
당신의 모든순간/강풀/웅진 재미주의 전4권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손정은 MBC아나운서는 "그는 절대 보여주지 않으려 꼭꼭 숨겨놓았던 내 감정선을 무심히 건드려 폭발시키는 사람"이라고 했다.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인간적 가치가 쉽게 파헤쳐지고 서슴없이 망가뜨려지는 시대에 그가 보여주는 선의의 휴머니즘은 진실로 소중한 가치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37). 21세기 아날로그적 향수로 사람들을 흔드는 그는 '감성의 연금술사'다. 추억과 기억을 건드리며 가슴을 아프게 한다. 풋사랑에 눈물짓고 코가 맹하도록 울다가 웃다가 설레게도 만든다.
강풀은 인터넷이 탄생시킨 만화가다. 특별히 그림공부를 하거나 누구에게도 사사받은 적 없다. 만화가의 꿈을 키우던 나날 2002년 ‘미디어 다음’의 ‘영화야 놀자’연재에 통해 만화가로 데뷔했다. ‘순정만화 시리즈‘를 통해 섬세하고 감성적인 묘사와 탄탄한 구성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아내 가슴뭉클한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가 '그대를 사랑합니다'이후 4년만에 그가 새로운 순정만화 '당신의 모든 순간'(웅진 재미주의·전 4권)을 출간했다.
이 책 역시 인터넷 연재 중 업데이트 당일 평균 페이지뷰 200만, 전체 누적 페이지뷰 1억5000만을 기록하며, 강풀은‘만화 속 세상’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아홉번째 장편만화인 ‘당신의 모든 순간'도 영화사 청어람을 통해 스크린에 옮겨질 예정이다.
강풀작가가 당신의 모든순간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신작은 호러물이 아니라 순정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개인적으로 좀비를 좋아합니다. 중ㆍ고등학교 때 좀비 영화 보고 매료돼서 좀비 영화는 다 찾아볼 정도였죠. 그동안 숱하게 나온 좀비 영화나 소설을 보면 자기 연인이나 가족도 좀비가 되면 서로 적이 돼 가차 없이 죽여버리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궁금했습니다.”
지난 25일 신작발표 간담회에서 강풀은 "좀비가 나오지만 호러물이라 아니라 순정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신작은 일상적인 소재에서 벗어나 세상을 뒤덮은 전염병과 그로 인해 탄생한 ‘좀비’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세상이 끝나는날 가슴에 새겨진 마지막 사랑의 기억이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각과 섬세한 감성을 통해 호러물의 소재로 소박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랑을 그려낸다.
2012년 날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전국에 뇌가 녹아내려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전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주위 사람들은 하나둘 의식을 잃어간다. 그 속에서 고립된 남자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좀비들은 무엇 때문에 어디론가 끊임없이 돌아가려하고,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그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 이야기 속의 좀비는 더 이상 좀비가 아니라 간절함만이 기억에 각인된 채로 헤매는 안타까운 우리의 모습이 된다.
이번 신작은 책으로서 소장가치를 높였다. 인터넷만화의 모든 컷을 책에 적합하게 출판만화의 순서대로 재배열하고, 원고를 다시 수정했다. 온라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표지, 실제 모델이 되었던 많은 사진 자료들, 캐릭터 설정, 작가와 화실 사람들의 인터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추가되어 있다.
한편, 강풀의 이번 신작을 발간한‘재미주의’는 ‘웅진씽크빅’이 올해 새롭게 런칭하는 만화 전문 브랜드다. ‘독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최우선으로’라는 모토와 함께 강풀, 윤태호, 양영순 등 국내 대형 작가와 온라인 인기 작가들의 작품, 20∼30대 일반 만화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기획만화들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