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법원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신속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위한 패스트트랙 제도 운영을 심도깊게 논의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6일 서울 법원종합청사 서관 4층 중회의실에 기업 회생절차의 관계기관인 구조조정 담당자를 초청해 `회생절차 조기 종결(패스트 트랙·Fast Track) 간담회‘를 열었다.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전국은행연합회, 한국정책금융공사,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등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발표자로 나선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유해용 부장판사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절차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진행 속도를 높여 효율적인 기업 회생을 도모할 수 있다”며 “자생력 있는 기업은 6개월 이내 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제도 도입 취지를 밝혔다.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현행 규정상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기업가치 조사와 회생계획안 제출 과정 등을 생략하고 사전계획안을 중심으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패스트트랙 제도가 부실기업의 도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과 실효성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상진 기업은행 부장은 “다수 채권자가 존재하는 회생절차의 특성상 많은 이해관계가 대립된다”며 “6개월 종결은 사실상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부장은 또한 “너무 단기간에 절차를 종결하면 `채무자가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한 채 채무를 대폭 재조정 받고 회생절차를 바로 졸업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법무부 상사법무과 박영진 검사는 “법적 회생절차보다 사적 워크아웃을 선호하는 현재 경향에 비춰 실제 활용 사례는 적을 것이며 채무자 기업이 회생계획을 적절히 수행하는지에 대한 감독도 논의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