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장기 상품에 "돈 몰린다"

2011-04-26 15:01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시중자금이 빠른 속도로 은행의 장기예금에 몰리는 모습이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 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예금금리도 크게 올라 안전자금에 묻어두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26일 한국은행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월 말 현재 511조7354억원으로 전월(501조7801억원)에 비해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만기 1년 이상의 중·장기 예금은 367조914억원에서 376조8581억원으로 9조7667억원 급증했다. 이에 비해 단기상품으로 분류되는 1년 미만 예금은 134조6887억원에서 134조8773억원 188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총 예금에서 1년 이상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3.64%로 전월에 비해 0.48%포인트 확대됐다. 이 비중은 지난해 10월 70.17%에서 11월 70.40%, 12월 72.73% 등으로 오름 추세다.

반면 1년 미만 예금의 비중은 지난해 10월 29.83%에서 11월 29.60%, 12월 27.27%, 올 1월 26.84%, 2월 26.36% 등으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은행 장기예금에 시중자금이 몰리는 것은 앞으로 기준금리가 올라도 인상폭과 속도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과 함께 불어난 단기예금이 장기예금으로 재유치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단기예금(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53.7%에서 11월 41.7%, 12월 27.7%, 올 1월 11.0%, 2월 0.5% 등으로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 수준이 크게 개선됐다"며 "시중자금이 단기예금보다는 장기예금에 더 집중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대까지 떨어졌던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는 점진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3.07%를 기록한 뒤 지난해 12월 3.32%, 올 1월 3.46%, 2월 3.63% 등으로 증가폭을 확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잇따른 영업정지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문제로 불안함을 느낀 예금자들이 저축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갈아타기를 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 총수신은 지난해 말 76조7926억원에서 올 2월 72조5627억원으로 2개월새 4조2299억원 급감했으며 이 사이 1년 이상 은행예금은 11조1663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