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일감을 찾아라-하] "규제 풀어 침체된 시장에 숨통부터 틔워줘야"

2011-04-26 17:19
-일감 창출 위한 시장 활성화 방안 무엇보다 필요<br/>-민간투자사업 확대 위한 인센티브도 검토해야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건설업계가 '시계 제로(0)' 상태다. 공공공사 등 일거리 감소,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 부도 급증 등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주물량 감소는 중소·중견업체 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 생존기반도 흔들 정도다. 공공부문의 발주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고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해외수주 전선에도 적색 신호등이 켜졌다.

금융기관들이 금융권의 연쇄부도 등을 우려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제동을 걸면서 부도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전문가들도 위기라고 하는 지금이 정부와 건설업계 모두가 나서 머리를 맞대로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규제완화 등 정부가 나서야”

줄어드는 일감 창출을 위해서는 건설시장 활성화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건설사들은 침체된 주택시장에 다소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라도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의 분양가상한제에서는 정부재정으로 저렴하게 짓는 보금자리주택과 차별화하지도 못하고 경쟁력도 갖지 못한다”며 “상한제를 폐지해 민간 건설사들이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의 경우 정부의 해외건설보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중소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외건설보증 발급 관련 국책은행의 중소건설업체에 대한 기업신용평가 최저 한도를 완화하고, 건설공제조합이 해외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보증 업무가 가능하도록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감소에 대비한 방안으로 정부의 민간투자사업 발굴 필요성 및 인센티브제 확대시행도 강조되고 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재정이 안좋아 공공사업을 줄여야 한다면 정부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정부발굴고시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고속도로 사업 등에서 최저 수익을 보장하는 MRG폐지 이후 민자투자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센티브를 더욱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했다.

◆품질 떨어뜨리는 최저가 낙찰제

공공공사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가 낙찰제가 확대 적용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시장이 작아진 상황에서 먹거리를 차지하기 위한 과당 경쟁이 결국 업체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입찰가격이 최우선 선정 기준이 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 대상을 300억원 이하 공사에서 100억원 이하 공사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대안으로 최저가 낙찰제 적용 공사의 일방적인 확대보다는 최고가치(best value) 개념의 입·낙찰제도 합리화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공공공사 물량이 줄고 수익성 떨어져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현행 최저가 낙찰제는 기능인력 등 품질자체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마이너스 결과를 가져온다”며 “무조건 최저가로 가는 것보다는 발주자가 입찰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등 자유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먹거리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건설업계의 자체 노력도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악화되는 수익성 해결을 위해서는 신기술·신공법 개발 등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 같은 노력은 대형건설사뿐 아니라 중견건설사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환경변화에 따라 신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중소, 중견건설사들도 기술개발과 경영혁신 등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