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제주관광지, 사연 있었네

2011-04-26 08:24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제주관광지서 내가 쓴 돈 최대 75%가 여행사 호주머니로 흘러간다면 어떨까.

좀처럼 뿌리가 뽑히지 않았던 ‘송객수수료’와의 전면전이 제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 등이 관광지나 음식점 등에 손님을 보내주고 대가로 받는 돈을 말한다.

제주도관광협회는 2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관광사업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관광 상거래질서 혁신 다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객수수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투명한 상거래를 만들자는 취지다.

도 관광협회는 지난 1962년 창립돼 올해로 49년을 맞는 제주에선 유일한 민간차원의 관광단체다. 여행사, 호텔, 골프장, 카지노 등 48개 업종 656개사의 회원사를 거느린 제주관광업계의 대표조직이다.

검찰도 칼을 빼든 상태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 달 송객수수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송객수수료 수수와 관련한 세금계산서 발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4월 한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다. 송객수수료를 받고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여행업자와 관광업자에 대해선 조세포탈 등 혐의로 단속하겠다고 ‘으름장’도 놓으며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송객수수료로 얼마를 떼기에 야단법석을 떨고 있을까.

업계에 따르면 업종별 송객수수료는 최소 10%에서 최대 75%까지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음식점은 20-30%대이고 쇼핑도 30-5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 요금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이번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도관광협회는 지난 1997년부터 과다한 송객수수료를 내리기 위해 나섰지만 소득은 없었다.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고승익 강사는 “덤핑관광 등으로 인한 부분 등 복잡한 내막도 있다”며 “모 공연인 경우 1명당 1만2000원이란 입장료가 책정됐지만 여행사에선 단가를 맞추기 위해 3000원 수준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관행처럼 여겨온 온 송객수수료가 양성화 될지는 회의적”이라며 “개인사업자인데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