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글로벌 인플레 압력 증대 우려된다"

2011-04-22 15:20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시중은행장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로 세계 경제가 애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일 김중수 한은 총재 주재로 서울 남대문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은 "여러 위험요인이 산재했음에도 최근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커져 애로를 겪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추기는 주요인으로는 중동·아프리카(MENA)지역 정정불안, 유로지역 재정문제, 일본 대지진의 영향, 미국의 정부부채 감축문제 등이 제기됐다.

김 총재도 본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뉴욕·유럽·중동 등 어느 쪽을 봐도 밖에는 굉장히 위기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다만 "예전에는 외부 위험이 이 정도면 (국내) 시장이 움직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국내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시장이 잘 굴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은행장들은 전세가격 상승이 사회·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세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주택매입수요가 저조한 상태에서 전세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는 주택경기 부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으나 인구구조 변화, 1~2인 가구수 증가, 일반의 주택에 대한 인식 변화 등에 따른 구조적 현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경제의 불안요인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 거치기간을 단축하고 원리금 분할상환 및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강만수 KDB산업은행장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민병덕 국민은행장·이순우 우리은행장·서진원 신한은행장·조준희 IBK중소기업은행장·김정태 하나은행장·래리클레인 외환은행장·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주형 수협 신용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최근 전산마비 사태를 빚은 농협 김태영 신용대표이사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