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회 "격에 맞아야 시의원 아니겠어?"

2011-04-22 10:58
-시 재정 외면한 '전자의회 구축사업', 시 공무원들도 "비아냥 거려"<br/>-타 지자체 의회보다 많게는 12배 구축비용 차이 나.

(아주경제 김장중 기자)경기도 오산시의회가 자신들의 체면(?)만을 생각한 무리한 '전자의회 구축사업'을 펼쳐 비난을 사고 있다.

시의회는 '종이없는 전자의회'를 조성한다며, 올 본예산에 6억6000만원의 사업비를 편성·추진 중이다.

오산시의회는 이 예산으로 고작 7명만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게 되지만, 인근 화성시의 경우 1억2000만원으로 17명의 시의원을 위한 '종이없는 의회 만들기 사업' 구축을 끝냈다.

이를 비교하면 오산시의원 1인당 경비가 9400여만원, 화성시의회의 경우 1인당 760여만원으로 12배가 휠씬 넘는다.

특히 이 사업을 갖고 오산시의회와 다른 지자체 시의회를 비교해 봐도 5배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전형적인 '혈세낭비' 사례로 꼽힌다.

22일 오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지식정보화 시대에 맞춰 시의원들의 공간적 업무 제약에서 벗어나 자원 낭비 방지 및 정보화 시대 회의 문화 창출 등을 꾀하게 된다.

시의회는 이 돈으로 회의실 방송장비 교체와 인터넷 방송 구축, 본회의장 전자회의 시스템 구축, 회의실 멀티미디어실 지원 방송화면 설치 등의 사업을 강행케 된다.

하지만 시 재정을 감안치 않은 시의회 사업 추진으로 시의회 내 조직은 물론 시민들의 비아냥이 잦다.

현재 7명의 시의원 가운데 3명 정도가 이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우선 꼭 필요한 시설물에 대한 구축공사 및 사업 제안서의 전면 수정 등을 놓고 의원들간 '힘겨르기' 중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현재 이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시의원도 있지만, 우리 시의회 입장에서는 이달 말 조달청 제안심사를 요청해 8월 안으로 구축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며 "6억6000만원 예산 역시 견적 제안 등으로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 A씨는 "오산시 재정이 크게 악화된 시점에서, 이렇게 무리하게 전자의회 구축이 시기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인지, 시의원들 한테 되묻고 싶다"면서 "시의회는 이 사업을 전면 백지화 해, 이 예산이 긴급 자본 투입이 필요한 곳에 꼭 사용되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유모(32·신장동)씨는 "시민들은 먹기 살기 힘들어 허덕이는데 시민이 뽑은 시의원들이 이렇게 터무니 없는 예산으로 사업추진을 강행한다는 것, 그 자체가 시의원의 자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산적하게 쌓인 오산시 현안문제는 버려두고 자신들의 이윤(?)만 추구하는 시의원들의 모습은 전형적인 '고집불통'의 모습일 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