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상득, 이상한 ‘밀월’...이재오 ‘반격’ 준비
2011-04-19 19:13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최근 회동한 것으로 확인돼 이들 사이에 미묘한 ‘유착’ 기류가 번지고 있다. 최근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친이재오계가 부쩍 결속을 강화하는 것도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상득계의 연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19일 “박 전 대표와 이 의원이 18일 오후 강남의 한 호텔에서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간 긴밀한 만남을 가졌다”며 “분위기는 좋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이들이 이달 28일부터 예정된 박 전 대표의 대통령 특사 파견 문제와 내달 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4·27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지원 여부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여권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와 같은 장소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지만 여권에선 이들이 이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같이 이 의원과 친박간 연대 움직임이 일자 친이재오계는 잇단 회동을 통해 결속력 다지기에 나섰다. '친박과 친이상득계'에 맞서 친이재오계의 반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재오 장관을 비롯한 친이재오계 의원 30여명은 지난 13일 ‘북한산 회동’을 가진 데 이어 20일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함께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에서는 재보선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친이계 의원들은 설명했다.
친이재오계 한 의원은 “당내 비주류야 비판만 하면 되지만 주류는 당과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이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강원 도지사, 분당을, 김해을 재보선 지원을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안을 모색하려고 모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이 장관이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진용구축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출신의 중립성향 의원은 “항간에는 이 장관 대선 캠프에 비서실장으로 이모 의원, 대변인은 권모 의원이 맡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모임도 당초 대선준비그룹 출범식 성격이었지만 재보선 등의 일정을 고려해 단순 회동으로 변경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 장관측은 “재보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대권행보를 준비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