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 사이버테러' 당한 농협 원장 복구 가능할까

2011-04-18 17:19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농협중앙회가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는 전산장애를 '고의적이고 치밀한 사이버 테러'로 규정하면서 손실된 카드 거래내역 등 원장 복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농협 중앙회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유경 농협중앙회 IT본부 팀장은 "주 원장 서버의 경우 디스크 백업장치를 6중으로 해놓고 있어 삭제명령이 내려져도 안전하다"며 "주 원장에 보내지기 전 단계인 IBM 중계서버가 피해를 입었으므로 복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통상 농협 IT본부는 데이터 삭제 등 예상치 못한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테이프 라이브러리(Tape Library) 장치에 데이터 백업을 정기적으로 받아놓게 된다.

복구가 지연되는 것은 16일 테이프 데이터를 복원하고 그간 변경된 데이터 이미지를 본 원장에 업데이트 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 관련 업무 원장 파일은 모두 1116개로 고객 정보 원장과 고객 참고용 원장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장 복구가 가능은 하겠지만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분간 농협의 카드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 팀장도 원장 복구가 당분간 어려울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복구 작업 중간에 카드 관련 일부 데이터가 빠진 것을 확인해 찾고 있는 중"이라며 "하드디스크(BCV)로도 백업 데이터가 존재하는데 이게 일부 파손된 것을 발견해 내역을 조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복구중인 자료는 2만건이 넘어 일부 빠진 데이터가 얼마정도 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부 데이터가 손실됐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농협 측은 "복구할 수 있다", "100% 찾을 수 있다"는 대답만 되풀이하며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히지 않았다. 데이터 손실량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복구 가능성을 호언장담한 상황이다.

금융보안연구원의 성재모 정보보안본부 본부장은 "직접 거래 전표나 결제기관 요청 등 물리적으로 남아 있는 기록들을 취합해 접점을 찾아야 하므로 시간은 걸릴 것이나 복구는 다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도 "복구 가능성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나 BC카드나 VAN사 같은 외부결제대행시스템 등에서 데이터를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상당부분 걸릴 것"이라며 "농협에서 자꾸 말을 바꾸는 탓에 괜히 당국까지 함께 거짓말을 한 꼴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전산장애 사고가 발생한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밀려있는 거래량은 7만3500건으로 약 577억7800만원이다. 이 거래량은 이날 중 전액 입금 완료될 것이라고 농협은 밝혔다.

피해보상 요구는 모두 920건으로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한 금액은 확인된 것만 모두 12건으로 558만원에 그친다. 보상완료된 2건의 금액은 공공기관의 이자납입 지연 등에 따른 것으로 모두 163만원이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 고객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향후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