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 "외규장각 의궤 실질적 환수..7월 일반공개"

2011-04-14 16:49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도서가 145년만에 한국땅을 밟았다.

14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외규장각 의궤 환수' 기자회견을 갖고 “외규장각 의궤는 한·불간의 약정에 따라 5월 27일까지 4차례에 나누어 297권 전체가 돌아온다"며 "오늘은 1차로 8권의 유일본을 포함하여 75권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의궤는 이날 오전 3시10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출발, 오후 2시 인천공항에 도착한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특수 설계된 나무상자 5개에 나눠 실려 공항으로 옮겨진 뒤 방온, 방습 기능 뿐 아니라 충격을 방지하는 콘테이너에 수송되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다.

이번 외규장각 도서 귀환은 영구 반환이 아니라 5년마다 갱신이 가능한 대여 방식이다. 그러나 정장관은 "프랑스와의 외교 관계를 감안한 현실적 방식이라며 사실상 영구반환과 동일하게 생각해도 좋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외규장각 도서 환수문제가 논의된지 20년만의 결실"이라며 "145년만에 돌아온 의궤는 상호대여나 교환방식을 뛰어넘는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가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외규장각 도서 이관문제를 5년 단위의 갱신이 가능한 ‘임대’ 방식의 반환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후 실무협상을 거쳐 합의문에 서명했으며, 지난 3월 16일 국립중앙박물관과 프랑스 국립도서관 간 약정으로 14일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외규장각 의궤는 조선시대 왕실행사의 준비과정이나 의식 절차등을 그림과 글씨로 상세하게 기록한 책이다. 2007년 유네스토 세계 기록유산에 등재될 만큼 세계적으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는 우리 민족의 유산이다.

이번에 돌아오는 의궤는 대부분 임금이 보기 위하여 특수하게 제작된, 이른바 어람용 의궤다. 이 가운데 30권은 그동안 국내에서 소장하지 못하고 있던 유일본이다.

정부는 외규장각 도서를 많은 국민들이 직접 볼수 있도록 오는 7월 19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한 2015년 한-불 상호문화교류행사 때 프랑스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