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등급자, 금융거래 10명 중 2명꼴

2011-04-14 09:27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우리나라 금융거래 고객 10명 중 2명이 신용거래 상 문제 발생 소지가 있는 저신용등급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와 금융권 일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신용등급자 3912만 7687명 중 727만 8405명(18.6%)이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이라고 14일 밝혔다.

저신용등급자 가운데 신용도가 다소 우려되나 기존 거래를 유지할 수 있는 7등급은 56만 4871명(9.11%), 신용도가 우려되는 수준으로 부실화가 진행 중인 8등급은 214만 360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하위 신용등급으로 신용거래에 문제가 있는 위험등급 9, 10등급은 각각 98만 1835명(2.51%), 58만 8092명(1.50%)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저신용등급자 규모는 분기별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1분기 말 7등급 이하 신용등급자는 20.2%였으나 2분기 19.6%, 3분기 19.2%, 4분기 18.6%로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 같은 수치에 대해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경제가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고용과 소득이 늘면서 저신용에서 탈출하는 사름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저신용등급자들의 대출 보유 비중이 높고 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근거로 채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과 카드 대출 등을 포함한 은행연합회의 신용등급별 대출 보유 비중에 따르면 9~10등급자의 대출 보유 비율은 약 84%로 전체 평균 42.01%의 2배에 육박했다. 이 중 9, 10등급 대출 보유자는 각각 82만 5655명(84.09%), 49만 5421명(84.2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등급의 평균 대출건수 역시 9등급 1.87, 10등급 2.53건으로 평균치인 1.68건 보다 높았다. 평균 대출금액은 비교적 적은 편에 속했지만 10등급의 경우 평균 5700만 원을 빌려 전체 평균 5440만 원을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지만 확고한 금리정상화 의지를 표명한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빚이 있는 저신용등급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정순호 신용회복위원회 제도기획팀장은 “9~10등급에 속하는 사람들은이미 연체가 이거나 신용위험도가 높은 상황인데 최근 들어 물가, 유가가 급등하고 있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도 꾸준히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