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한성필 "합성 사진 아닙니다. 진짜라니까요."

2011-04-06 17:57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 7일부터 개인전

FableFable & Fairy Tale_2010_chromogenic print_124x158cm_ed 1 of 7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저런 건물이 있을까?."   사진작가 한성필(39)의 작품은 "진짜 맞아?" 의심할 정도로 합성한 것 같다는 착각을 한다.

환영과 마법이 부려진 것 같은 건물들은 합성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건물이다. 작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실제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이런 이미지들을 사진으로 담아 '파사드 프로젝트'로 선보여왔다.  건물의 정면, 전면을 뜻하는 파사드(Façade)는 비유적으로는 사물의 외관 허울등을 의미한다.

마치 야외 공연무대같기도 한 발칙하고 유쾌한 작품들은 가상과 현실,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의 눈을 현혹해왔다.

가상과 실제가 키워드인 사진작가 한성필이 7일부터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두개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일명 ‘트롱프뢰유’라고 불리는 ‘눈속임 그림’들이 정교하게 그려진 건물 외벽을 찍은 사진은 어디까지가 실제 건물이고 어디부터 그림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다.

2004년부터 천착해 온 파사드 프로젝트의 신작들과 새롭게 시도된 3점의 영상작업, 2점의 설치 작업등 16점을 선보인다.

Metamorphosis_2008_trans print, light box, LED_118x148cm_ed 1 of 4

작품은 크게 눈에 띄진 않지만 입체적으로 변했다. 작가는 "사진 작업을 하다보니 평면성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건물을 전면에서만 담던 예전 기법에서 건물을 왼쪽 오른쪽 전면등 여러 각도에서 찍은 뒤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한 신작은 좀 더 입체적인 건물을 보여준다.

가림막이 있는 건물을 찍는 사진 작업에서 공공미술로 진화하고 있다. '빛'과 '찰나'를 잡아내던 작가는 이젠 아예 건물 외벽을 직접 가림막으로 덮는 래핑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2009년 원서동 공간 사옥에서 처음 시도한 이후 지난해 3월 서교동 갤러리 잔다리 건물과 9월 고양문화재단 건물 외벽을 가림막으로 덮은 데 이어 지난해말~올해초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현지 아트센터 건물에도 래핑 작업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양문화재단 건물의 래핑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볼 수 있다. 

작가는 그동안 ‘미국 휴스톤 포토페스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슬로바키아 포토포 - 브라티슬라바 사진의 달’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주목 받았다. 


작품은 미국 뉴 맥시코 미술관, 포토 미디어 센터, 일본 키요사토 사진 미술관, 아르헨티나 국립 현대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네이버 사옥, 공간 사옥, 한국 하나은행 등에 소장되어있다.

전시는 5월8일까지. (02)723-6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