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금융포럼>‘화폐전쟁’ 쑹훙빙 “15년 후면 은이 금보다 귀해진다”

2011-03-31 06:33
아태금융포럼…미국 국가부채 상승으로 재정위기 다시 봉착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宋鴻兵) 중국 환구재경연구원 원장은 미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금·은 등 화폐 대체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이 국가 부채상승으로 재정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아주경제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2011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에서 쑹 원장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화폐를 대체하는 금·은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현재는 금값이 은보다 우월하지만, 15년 후면 은이 희소가치 상승으로 금보다 높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쑹 원장은 “화폐는 과거부터 금과 은을 대신하는 예탁증서로 쓰였다”며 “화폐는 곧 부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1달러는 곧 1달러의 미국 부채를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쑹 원장은 “미국 통화량(M2)이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그만큼 달러 구매력(달러 가치)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05년의 유로화 위기가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면서 “2007~2008년 미 달러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은 유로화 위기 당시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쑹 원장은 미국 부채비율이 GDP 대비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미국에 또 한번 찾아올 수 있다고 점쳤다.

그는 “미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총 부채 비중이 역사상 최고 수준인 400%를 넘어섰다”며 “실제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중이 300%를 넘어선 시점에서 1929년과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 미국의 현금 흐름은 마이너스 1조3000억 달러로 9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이는 과거 9년 동안 미국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 44조 달러에 이른 것으로 그만큼 부채 부담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쑹 원장은 “스페인·터키·프랑스·영국 등 과거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들을 보면, 정부 수입에서 국가 부채 상환 비중이 20%에 이르면 국가재정에 심각한 경보가 발생하고, 40%가 넘는 시점에서는 금융위기가 왔다”면서 “미국이 국가 부채를 갚는데 수익의 40%가 쓰이는 시점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간 ‘신경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쑹 원장은 “중국은 미국채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다. 위안화가 20% 절상하면 중국은 인플레이션에 빠지고 약 1000만명의 인구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22조 위안 자산 중 75%는 미 달러화가 차지하고 있다”며 “위안화를 20% 절상하면 3조 위안(2008년 중국 GDP의 10%)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중국 당국은 위안화 발행을 남발하게 돼 경제위기가 찾아올 것이고, 결국 전 세계는 거대한 시장인 중국을 잃게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화폐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위안화의 국제화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쑹 원장은 “양국 화폐전쟁 가능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