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금융포럼> 딜립교수 "아시아가 전세계 금융시장 주도할 수 있다"
2011-03-30 17:34
스위스 제너바대학 교수…美·EU, 아시아적인 접근법 도입할 것으로 보여
30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1 아시아 태평양 금융 포럼에 참석한 다스 딜립 솔브릿지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유승관기자 seungkwan@ |
딜립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아주경제가 개최한 '2011 아시아 태평양 금융포럼' 강연을 통해 "아시아국가들이 1997~1998년 위기를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금융기관을 건전하게 운영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타격을 덜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아시아적인 접근법을 도입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아시아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우려를 낳았지만 아시아는 상황이 다르다"며 "1997년~1998년 위기로 아시아 금융회사들은 구조조정과 금융개혁을 단행해 상대적으로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내 금융협력과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등 공동으로 위기에 대처하자는 논의를 미리 갖춰 선진국 대비 높은 효율성을 지녔다는 평가다. 딜립 교수는 "선진국 금융회사들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자본금 확충과 레버리지 축소라는 과제가 주어졌다"라며 "반면 아시아는 기본적으로 튼튼한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어 급진적인 개혁을 단행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그는 제시한 국제통화기금(IMF) 평가서에 따르면 미국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2조7000억달러 손실을 입었다. 유럽과 일본의 은행들은 각각 4조달러, 15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됐다.
딜립 교수는 "정치적으로도 아시아 경제는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다"며 "정치입안자들이 정치적인 담화와 성장·위기 방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도자들이 은행규제이 많은 관심을 가져 위기에 대응하는 규제가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보수적인 은행문화도 글로벌 위기에 대한 영향을 선진국 대비 적게 받을 수 있게끔 해줬다고 그는 판단했다. 딜립 교수는 아시아금융기관들은 1997년 이후 상당히 건전하게 운영돼 오히려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선진국 시장들이 아시아적인 접근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딜립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의 금융시장은 보수주의적인 금융정책을 추진해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부문 이슈가 드러나 앞으로는 아시아적인 정책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는 1997년 위기 이후 많은 발전이 생겼다고 평했다. 그는 "추가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며 "지금까지 10년 동안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딜립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규제안 부재로 인한 위기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는 위기로부터 최대한의 교훈을 이끌어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이번 위기는 서방세계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인데 이것이 전 세계에 심각한 위기를 야기했다"는 폴 터커 영국은행 부의장과 "이번 위기는 규제로 인한 위기가 아니라 감독 부재로 인한 위기"라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 발언을 참고했다.
딜립 교수는 스위스 제네바대학교에서 학사를 마쳤고 현재 모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그는 아시아경제와 비지니스에 대한 전문가로 세계 유명 대학에서 재직했다. 딜립 교수는 지금까지 29개 서적과 90개 가까운 칼럼 등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