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1 아시아 태평양 금융 포럼에 참석한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강연을 하고 있다./유승관기자 seungkwan@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가 연말 기준금리가 4%로 올라도 국내 경제성장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 상무는 30일 아주경제 주최로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아태금융 포럼’에서 “하반기 물가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속도조절에 나서며 연말 기준금리가 3.50%를 기록할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및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4%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준금리가 4%가 된다고 해도 경제성장에는 큰 손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부담 증가에 대해선 “그동안 높은 물가 덕에 소비를 줄여 쌓인 예금으로 이자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의 4% 전망을 유지했다.

오 상무는 “올초 미국의 경제 성장에 맞춰 성장률을 올리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유가 상승이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4% 성장 정도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 4%, 물가 4%로 보고 있으며 이는 크게 우려할 만한 수치는 아니며, 성장의 큰 흐름에는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지난 3년 동안 공급이 적었고, 수급측면에서 봤을 때 집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며 “최근의 전셋값 상승이 주택 수요의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오 상무는 세계 각 지역 경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을 내놨다.

유로지역 재정 문제의 경우 시장은 독일이 지원에 나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럽중항은행(ECB)이 4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그리스·포르투갈 등의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독일이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강해게 대두되며 ECB의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진다”며 “실제로 ECB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이변이 없는 한 다음달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상폭과 속도는 분기에 1회, 연간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오 상무는 지속적인 긴축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과잉 유동성 문제가 향후 2~3년 내에 불거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으나, 위기 이후 2년새 대출이 18조 위안이나 늘어날 정도로 많은 유동성을 풀었다”며 “중국이 긴축을 통해 뇌관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하반기엔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어 중국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설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오 상무는 "미국 경제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정책이라면 회복되는 것이 당연하다"며 "내년 미국 대선과 고용시장 약세,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내후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한편 일본 강진 여파에 대해선 "지진 자체보다는 엔화 강세가 세계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며 "2000년 이후 11년 만에 G7이 공조개입에 나선 것이 효과를 봤으며, 덕분에 세계금융 시장이 많이 안정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