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힘 프라이어 연출 “창극 수궁가, 세계화해야”

2011-04-27 10:31
국립창극단 ‘창극, 수궁가’ 제작 간담회 열려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창극, 수궁가' 제작 간담회에서 아힘 프라이어 연출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독일 오페라 연출 거장 아힘 프라이어가 '창극 수궁가'를 세계화시켜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창극 수궁가의 제작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전통 예술의 현대적 재창조’ ‘국민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 ‘전통 문화예술의 세계화’가 국립극장의 3대 사명이다. 수궁가를 통해서 이 3가지가 전부 이뤄질 듯 하다”라며 “창극 수궁가를 통해 세계화의 기틀을 다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떤 예술이건 간에 예술은 예술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적불명’이라고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새로운 시도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영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수궁가는 우스꽝스럽고 해학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의식 담겨있는 풍자적인 작품인 동시에 철학적인 질문까지 담고 있다”며 “수궁가 무대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라고 말했다.

수궁가의 연출과 무대·의상·조명 디자인을 맡은 아힘 프라이어는 “판소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런 주제들은 모든 예술가들이 다뤄야하는 숙제다. 그림을 하건, 작곡을 하건 마찬가지다”라고 밝힌 뒤 “판소리는 엄격한 형태를 갖추고 있고 엄격한 룰이 있다. 그것을 자유스러움을 갖고 표현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판소리는 우리 인간의 공통적인 언어라고 생각한다. 세상과 세상을 엮는 것이다. 창극 수궁가를 기본적인 판소리의 형태를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확장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프라이어는 마이크를 쓰지 않고 오케스트라는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한 사람이 많은 이야기를 이어가는 판소리의 매력을 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대에서 표현하고 싶은 것은 관객들과 함께 상상의 날개를 펴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 작품에서 소위 말하는 말초적인 재미는 추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숙선 명창에 대해서는 극에 중심에서 스토리 텔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과 가야금, 두 명의 반주자가 따라갈 것이라고 말하며, 마이크를 안 쓰지만 음향을 전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럽은 문화적으로 이미 다 소진이 됐다. 동질성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한국의 판소리는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모든 나라는 자신의 전통적인 문화 양식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립창극단의 수궁가는 9월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연되며, 12월 22일부터 23일까지 독일 부퍼탈 시립극장을 시작으로 해외무대에 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