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뱅크런' 여파에 수신 사상 최대폭 감소
2011-03-27 11:14
(아주경제 김유경 방영덕 기자) 올 초 저축은행의 부실 우려가 커지며 예금자들이 돈을 대거 인출, 저축은행의 수신이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27일 한국은행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72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9000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 수신은 지난 1월에는 2조4000억원 급감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1000억원 축소됐다.
지난 1월 감소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93년 10월 이후 최대치이며, 2월 감소폭은 지난 1월과 1997년 12월(-2조1500억원) 이후 역대 3번째 규모다.
일반적으로 연초에는 예금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 초의 수신 급감은 이례적인 일이다. 1월에 수신규모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2001년 4년 동안은 감소했지만, 나머지 해에는 줄곧 상승했다.
이는 올 초 금융당국이 7개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져 예금을 대거 인출했기 때문이다.
다만 저축은행 수신 감소세는 2월 하순부터 진정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 수신은 지난달 17~21일 1조3000억원에서 22~24일 4000억원 감소, 25일에는 1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저축은행의 수신 급감으로 저축은행의 예대율(대출잔고/예금잔고)은 지난 1월 말 현재 86.92%로 지난해 말에 비해 2.60% 상승하며, 지난해 2월의 87.44%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예대율은 지난해 초 87%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6월 81.64%를 저점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부실자산 정리를 위해 신규대출에는 미온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저축은행의 총 여신규모는 올 1월 말 현재 64조6652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64조9359억원에 비해 27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여신이 전년 동기에 비해 줄어든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10년 만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여신기반은 중소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최근 경기침체에다 여신관련 당국의 규제로 신규대출을 꺼리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시중은행 예금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은행 수신 잔액은 1060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4조3000억원 급증했다. 증가폭으로는 지난해 5월의 18조6000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조정과 금리 상승 전망, 저축은행 뱅크런 사태 등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머니마켓펀드(MMF)나 펀드에 몰렸던 자금도 최근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