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지난 11일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한 후 일본 간토(關東)에서 규슈(九洲)까지 최소 13개의 활화산 주변에서 지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사히신문은 25일 화산 분화로 이어질 만한 지각변동은 아직 관측되고 있지 않지만, 대지진 이후 화산이 분화한 사례가 있어 전문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이 증가한 활화산은 간토와 중부지방에 있는 닛코시라네(日光白根)산, 야케다케(焼岳), 노리쿠라다케(乗鞍岳), 후지산(富士山), 하코네(箱根)산이다. 이즈제도(伊豆諸島)의 이즈오시마(伊豆大島), 신시마(新島), 고즈시마(神津島). 규슈의 츠루미다케(鶴見岳)·가란다케(伽藍岳), 아소산(阿蘇山), 큐쥬산(九重山). 남서제도(南西諸島)의 나카노시마(中之島), 스와노세시마(諏訪之瀬島) 등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들 활화산의 주변지역에서는 지난 11일 대지진이 일어난 후 지진횟수가 증가했다가 최근 감소세를 띠고 있다.

후지산 주변에서는 지난 15일 규모 6.4의 지진이 일어난 뒤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야케다케의 경우 정상에서 반경 5km 이내에서 한달 동안 수차례 발생됐던 지진이 대지진 발생 후 하루 약 350회 이상으로 증가했다.

또한 하코네산 주변에서는 통상 하루에 2번 정도 지진이 일어났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은 1050회나 발생했다. 하코네 지진을 관측하는 가나카와현 온천지학연구소의 요시다 소장은 "대지진을 계기로 지진이 증가한 것이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대지진 이후 현재까지 분화의 조짐으로 이어지는 지각변동이나 화산성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지진 후에는 화산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시즈오카대의 화산 전문가인 오야마 교수는 "거대한 지진으로 지하의 마그마 덩어리가 움직이면서 지각변동과 지진파를 전달함으로써 마그마 덩어리에 미치는 힘이 변하면 지진이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카이(東海), 도난하이(東南海), 난하이(南海) 지진이 연속해서 일어났던 1707년에는 규모 9.1의 호에이 지진이 발생한 49일 뒤에 후지산의 대분화가 있었다. 2004년의 스마트라 앞바다 지진(규모 9.1)때도 지진 뒤 수개월 사이에 주변에 있는 10개 이상의 화산에서 지진이 활발해졌고, 1년4개월 뒤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메라비산이 분화했다.

오야마 교수는 "앞으로 1~2개월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산분화예측연락회의 후지이 회장도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과의 인과관계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게 되면 영향을 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