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계, 일본 지진 구호금 둘러싸고 갈등

2011-03-15 16:34
대만 마 총통“日에 1억 기부한다” <br/>대만외교부 “여력 없어” <br/>국민당 "월급 털어서라도 돈 마련해라"

대만 마잉주 총통이 일본 지진 구호성금으로 1억 대만달러(한화 약 37억원)를 기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으나 대만 외교당국은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중국평론신문에 따르면 11일 오후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2일 마 총통이 즉각 일본에 1억 대만달러를 원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인 13일 양진톈(楊進添) 대만 외교부장은 “대만 외교부의 국제원조 예산은 일년에 겨우 3억 대만달러에 불과하다”며 “현재로서는 자금 여력이 없어 돈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대만 외교부는 11일 오후 지진이 발생하자 마자 “30만 달러(한화 약 3억4000만원)를 일본 재해 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 총통이 다음 날 다시 “1억 대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이 말은 현재 대만을 방문 중인 카이후 토시키 일본 전 수상에게까지 전달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양진톈 외교부장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궈쑤춘(郭素春) 국민당 입법위원은 “이미 입 밖으로 꺼낸 말이지 않느냐”며 “당신 연봉에서 깎든지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궈 위원은 “지진 발생 당일 외교부에서 3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한 것은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며 “이미 마 총통이 1억 대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말한 만큼 나머지 돈도 빨리 마련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