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LG전자, 3D TV 기술 비방전 '이제 그만'
2011-03-10 20:00
"합심해 글로벌 시장 장악 힘써야"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3D TV 기술 방식을 둘러싼 비방전은 이제 종지부를 찍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D TV 기술 논쟁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D TV 기술 우위 논쟁에 LG전자의 형제인 LG디스플레이까지 가세해 더욱 치열한 상호 비방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FPR 디스플레이를 LG전자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3D TV 기술 논란에 대해 마냥 팔짱만 끼고 구경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권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셔터글래스(SG) 방식이 1세대에 불과하다는 ‘세대론’을 통해 자사 FPR 방식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최근의 3D 기술 논란과 관련해 삼성전자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자사 신제품과 LG전자의 신제품을 나란히 놓고 3D TV 비교 시연회를 통해 FPR 방식
에 대한 단점을 지적한 바 있으며, 하나의 화면에 좌우 이미지를 모두 저장하는 LG의 FPR 방식이 풀HD 화면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LG측은 세대론을 주장하며 삼성의 SG 방식이 문제점 투성이인 1세대 제품이고 FPR 방식이 무안경 3D로 가기전에 3D 화질을 최고로 구현하는 2세대 기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두 회사가 발전을 위한 서로간의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서로의 기술이 ‘최고’라며 경쟁사를 노골적으로 비판, 날선 비방전을 이어가는데 있다.
일부에서는 FPR과 셔터글래스는 똑같이 3D를 구현하는 TV 기술방식이지만 초기 단계인 3D TV 시장의 선점을 위해 기술적인 우위에 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SG와 LG의 FPR 방식은 완전히 다른 기술이다.
SG는 양쪽 눈의 영상이 번갈아 나오는데 안경이 이를 빠른 속도로 읽어 3D로 인식한다. FPR 방식은 한 화면에서 두 가지 영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을 편광안경을 통해 인식한다.
기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무안경 3D 시장으로 가기 전 전 세계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애들 싸움 같지만 유치함도 불사하고서라도 자신들의 제품이 가장 우수하다는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회사의 유치한 싸움은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들 기업의 주장대로 삼성전자의 SG 방식이 화질은 좋지만 비싸고 무거운 안경과 LG의 FPR 방식은 화질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가볍고 저렴한 가격의 안경이 있다면 선택은 소비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을 더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 사에서 안경의 무게를 줄이는 등 착용감을 편하게 하고 LG는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힘 쓰는게 더욱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로의 단점만 지적하며 유치한 싸움을 계속한다면 이미지만 나빠지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합쳐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어필하는게 더욱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권 사장은 “3D TV 기술 논쟁의 진실 공방을 넘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세계시장에서 1, 2등 하는 기업들의 진흙탕 싸움 자체도 부끄러운 일인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조기 종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이날 오전 아프리카 출장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기업들은 더 큰 해외로 나가 그 시장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3D TV 기술을 둘러싸고 더 이상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은 말고 소비자나 고객이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시장에 맡기자"고 말했다.
이들의 바람대로 SG냐 FPR이냐를 놓고 벌였던 공방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삼성과 LG가 더 이상의 논쟁은 무의미 하다" 며 " 글로벌 스마트 전쟁에서 시장을 리드할 수 있도록 양사가 함께 힘써야 한다" 고 말했다.